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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씨-전과 속이고 공직 생활|국회보고서 밝혀져-43년 절도·사기로 1년 복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거액 어음 사기 사건으로 검찰에 구속중인 이철희씨 (59)는 절도·사기 등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김천 교도소에서 복역한 전과 사실을 은폐하고 중앙정보부 차장 등 공직에 있었으며 독신주의자로 자처하면서 육체파 여배우 K모양 등 여성 편력도 다채로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장씨 부부는 의상비에 만도 4억원을 쏟아 장 여인의 옷은 최고급품 2백여벌이 압류됐고 해외 여행에 2억8천만원을 물 쓰듯 쓰는 등 허영과 사치에 들뜬 생활을 해온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28일 검찰이 국회에 낸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이씨의 전과 사실은 부산 교도소에 보관중인 형집행원부와 수형인원부에서 밝혀진 것으로 이씨는 42년12월께 일본 동경 우체국에서 50원이 든 우체함을 훔쳐 돈을 빼냈다가 절도·유가 증권 위조·사기 등 혐의로 검거됐다는 것이다.
이씨는 43년6월19일 경성지법 인천 지원에서 징역 단기 1년·장기 3년형을 선고받아 김천 소년원에서 복역했으나 육사 2기 입학 때와 그후 공직 생활 때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겨왔다는 것.
이씨는 어두웠던 성장 과정과 전과 사실 등을 감추기 위해 그의 가족까지도 멀리하여 모친상을 당하고서도 고향에 찾아가지 않을 만큼 철저한 위선자이자 패륜아였다.
난잡했던 그의 본격적인 여성 편력은 5·16혁명 직후 방첩부대장 시절부터. 당시 파트너는 우리 나라 영화계에서 요염한 자태로 유명했던 여배우 D양이었다.
이씨는 D양을 사귀기 위해 의도적으로 부대 파티에 초청, 그의 힘을 과시한 후 동거에 들어갔다.
그후 육군대학부총장으로 재직하다가 모 기관에 들어가면서 당시 우리 나라 제일의 육체파 여우로 알려진 K양을 만나 65년 이후 1년 동안 동거하기도 했다.
K양이 이씨의 상대가 된 것도 이씨가 파티에 연예인들을 불러들인 것이 계기가 되었으며 K양 자신도 권력에 대한 호기심에서 이씨에게 이끌리게 되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여성 편력은 이에 그치지 않고 75년 일본 출장 때 일본인 친구의 술자리에 초대됐던 「노시마·도미꼬」라는 여인과도 사귀어 두 사람이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넘나들며 현지처처럼 정을 통해 온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이씨가 장 여인과 동거를 시작한 것은 80년6월부터.
장 여인의 혈액형은 A형. 계성 여고 학적부 기록에 따르면 『성적이 아주 불량하고 준법정신이 희박하고 다변이며 근면성이 전혀 없는 데다가 집념이 강한 반면 병적일 정도로 욕심이 많고 현 시욕이 지나치게 강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한편 장 여인은 1년여에 57억원을 물쓰듯했고 부도가 나면 눈속임으로 이용하려고 1천억엔짜리 일본 천황의 휘호 (장 여인 주장) 등 골동품에도 거액을 소모했다.
이들은 해외 여행 때 비서·통역 등 수행원 4∼5명을 거느려 호화 해외 여행을 즐겼다. 또 캘리포니아 합창단 30명과 외국 불교계 인사를 초청하는 등 외국인 초청 접대비와 결혼식 비용·가구 구입 등에 2억8천여만원을 소비하는 등 개인적인 지출만 49억원에 달했다.
사찰 운영 보조금·기타 불교 의식·행사 보조금 외에도 일부 유명 승려들의 생활비 명목으로 모두 7억6천7백만원을 쓰기도 했다.
이규광씨에게 2억원을 준 것 외에 친정아버지·오빠 등 가족·친척에게 건네 준 돈만 10억7천여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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