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 번째 FTA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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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타결했다. 이로써 한국은 칠레.싱가포르에 이어 EFTA와 세 번째로 FTA를 체결하게 됐다.

한국은 연말까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9개 회원국과 상품 분야에 대해 FTA를 타결하고 이달 중에 캐나다와 협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2007년까지 최대 50개국과 동시다발적으로 FTA 협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통상교섭본부는 12일 김현종 본부장과 다이스 스위스 경제부 장관이 중국 다롄(大連)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열고 한-EFTA 간 FTA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9월께 협정에 정식 서명하고 국내 비준 절차 등을 거쳐 내년 6월께 협정을 발효할 계획이다.

EFTA는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서유럽 4개국으로 구성된 경제공동체로 한국의 20위 교역 상대국이며, 연간 교역 규모는 27억 달러(2004년 기준)에 달한다.

김한수 통상본부 FTA국장은 "이번 FTA는 국민소득이 4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 경제블록과 체결하는 최초의 FTA이자 유럽 국가와 처음으로 체결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 대륙 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의 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종 타결안에 따르면 EFTA 측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공산품.수산물에 대해 협정 발효 즉시 관세를 100% 철폐키로 했다. 한국은 EFTA 상품 중 우유.미역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99.1%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최장 7년간에 걸쳐 철폐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FTA에서는 북한 개성공단 생산 제품에 대해 한국산 재료 비용이 60% 이상일 경우 한국산으로 인정해주고, 나진.선봉 등 북한 내 다른 지역의 생산품도 이 요건에 맞으면 모두 한국산으로 인정해 주기로 합의했다.

이번 FTA 체결로 한국산 섬유.자동차 부품.가구 등의 수출이 관세(5~40%) 철폐로 연간 6억 달러 이상 증가하는 한편 한국산 사과. 배 등 과일류와 김치.소주.라면 등 가공식품류의 유럽 시장 신규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통상본부는 내다봤다. 반면 스위스산 첨단 의료.제어계측 정밀기기와 의약품, 치즈 등 유제품, 북해산 연어 등의 수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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