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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키가 2m 1㎝를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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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여자농구가 대망의 2m대 자이언트 시대로 돌입했다. 이는 2m대의 신인이 원더우먼처럼 나타난 것이 아니라 최장신 김영희 선수(19·한국화장품)가 그동안 놀랍게도 2m l㎝로 자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4월 28일 동경 제9회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대회 개막을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참가선수들의 신장 측정결과 김영희 선수가 2m 1cm임이 처음으로 밝혀져 한국 코칭스태프까지 놀라게 했다는 것이다. 김선수는 그동안 1m 96㎝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5㎝의 큰 차이가 난 것이다. 이 당시 조직위는 중공의 진월방 선수도 2m 10㎝가 되어 중공 측이 조직위에 알린 것보다 6㎝가 커 화제가 됐었다.
김 선수나 진 선수는 키 큰 것이 부끄러워 줄여서 말해 왔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그러나 김 선수는 63년생으로 앞으로 4∼5㎝ 이상 더 자랄 것 같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와 본인보다도 소속팀이나 농구협회의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김 선수는 숭의여고 3년 때인 지난80년 기량보다도 키(1m 95㎝)가 커 대표팀에 선발돼 이해 9월 제8회 홍콩ABC에 출전했었다. 이 대회엔 중공의 진월방이 나타나 대조를 이뤘었다. 김 선수는 스피드와 순발력 등 기동력이 워낙 뒤져 제9회 동경 ABC에서도 후보로 벤치를 지키기만 했다.
그러나 중공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진월방을 후반에 기용,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함으로써 김 선수의 육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이런 김 선수는 광주종별대회 여 일반부 준결승(16일)에서 한국화장품 선수로 출전, 태평양화학과의 대결에서 또다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화장품이 패하긴 했으나 박찬숙과 대결, 자신은 16득점을 기록한 반면 박의 득점을 10점으로 묶는 등 장신의 위력을 과시했다..
김 선수의 여자농구 2m벽 돌파를 계기로 대한농구협회는 오는 10월 마닐라에서 벌어질 제7회 아시아청소년 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센터로 김 선수를 뽑아 적극적인 육성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이 대회에는 중공도 19세의 진월방과 18세의 유청(1m 88㎝), 그리고 인신(1m 88㎝·18)등 3명의 대표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동경ABC에 처음 출전한 유청은 전반 4분을 남기고 4파울로 진과 교체될 때까지 박찬숙을 철저히 봉쇄, 한국을 곤경에 빠뜨렸었다.
따라서 이번 마닐라 청소년대회에서 김 선수를 이들 중공선수들과 대결시켜보자는 것이 농구협회의 복안인 것이다. 가능성이 보일 경우에는 l1월 제9회 아시안게임(인도)의 사실상 결승전인 대중공전에 박찬숙과 함께 더블 포스트로 내세워 보자는 것이다.
제7회 마닐라 청소년대회는 자이언트 김 선수에겐 농구생명이 걸려있는 중요한 무대가 되고 있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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