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노인인구는 늘어나지만 이들을 수용할 복지시설은 제자리걸음이다.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을 수용할 양로원·노인정·경로당 등이 있어도 시설이 대부분 초라하고 형식적이다.
우리 나라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는 전 국민의 3·9%인 1백50여만명이며 이중 보호시설에 수용해야할 무의탁 노인은 5만여명으로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양로시설은 전국에 45군데로 수용인원은 무의탁 노인 인구의 6%에 불과한 3천1백여명. 시설 수는 72년의 45군데에 비해 10년 동안 불과 3군데가 늘었을 뿐이다.
정부는 지난해 지금까지 있어왔던 무료 양로원의에 유료 양로원을 새로 세운다는 계획만 발표했을 뿐 전국 어디에 몇 군데를 세울지 세부계획은 확정돼 있지 않다.
또 양로원 증설은 인간에만 의지할 뿐 정부의 증설계획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밖에 전국에는 4천여개 소의 노인정이 있어 40여만명이 이용하고 있으나 1백50만명의 노인에겐 태부족한 형편.
양로원들은 대부분 설립된지 20∼30년전 것이며 노인들의 건강에 필요한 의료시설이나 후생·오락시설, 취미시설은 거의 없다.
현재 있는 시설이래야 5∼10평 밖에 안 되는 방에 수십명의 노인들이 앉아 무료하게 시간용 보내거나 바둑·장기를 두는 것이 고작.
서울시가 명일동에 현대식 양로원을 짓고 있으나 대부분의 시설은 노인들이 취미를 살려 서예·그림·공예에 몰두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고 가벼운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는 의무실은 형식적인 설비에 그치고 있다.
양로시설당 수용 인원은 70명 내외로 1명당 한 달에 2만여원을 국고에서 지출하고 있으나 예산의 대폭 증액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대 하상낙 교수가 전국 12개 양로원을 샘플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수용자 1천8백명 중 10%인 1백81명이 기동이 부자유해 병석에 누워있으나 병원에 입원해있는 노인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 적십자사 서울지사(서울 마장동)에 설치돼 있는 장년 봉사회의 경우 노인들의 취미를 살릴 수 있는 목공예 교실·노인대학 등을 운영, 노인들이 보람있는 생활을 보내도록 돕고 있다.
대한 노인회 산하 노인교실은 대부분 노인대학 등의 운영으로 노인들의 취미·교양활동을 돕고 있어 양로시설도 앞으로 이같은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