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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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라이베리아의「국시」는 아주 인상적이다. 『자유를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를 이리로 데려왔다』다. 영어로는『The loves of liberty brought us here』-.
남북전쟁 이전에도 미국에선 흑인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에 연민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박애주의자」들이 당시 대통령「먼로」를 움직여 흑인노예들에게 고향을 마련해 주자는 운동을 결실 시켰다. 1821년 첫 이민선이 아프리카 서해안에 닿았다. 70년 동안 2만2천명이 정착했다.
당시만 해도 이곳은 호초 해안 또는 곡물해안으로 불리던 곳이다. 이주 26년 만인 1847년에 미국의 식민지로부터 완전 독립했다. 국호를 자유(Liberty)에서 유래한 라이베리아로, 수도를 먼로비아(Monrovia)로 명명했다.
남-북 전쟁이 일어나기 14년 전의 일이고 그 때만 해도 식민지대륙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최초의 독립국가가 됐다.
라이베리아의 면적은 11만km, 남한면적과 비슷하다. 전형적인 열대성기후로 언제나 섭씨 20∼30도를 오르내리고 5월부터 11월까지 비가 온다.
인구는 약 2백만 명, 영어가 공용어이고 아프리카 지방 어도 쓰인다. 기독교 인구가 전 주민의 12%, 회교가 5%, 나머지 절대다수가 정령신앙을 갖고 있다. 나무나 돌에도 영혼이 있다고 믿는 종교다.
주요생산품은 철광석, 고무, 목재, 다이어먼드, 코피, 카카오 등이다. 주로 독일,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과 교역하며 1인당 국민소득은 6백 달러 수준이다.
라이베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싼 선박 세를 받고 있어 각 국이 다투어 이 나라에 선적을 두고 있다.
따라서 외형상으로 라이베리아는 세계 제1위의 선박보유국이 됐다.
최근 이 나라가 잠시 세계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현직「새뮤얼·캐뇬·도」국가원수의 등장이다. 그는 28살의 육군특무상사로 있으면서 전임「톨버트」대통령의 부정 부패를 보다못해 쿠데타를 단행했다. 바로 80년4월의 일이다.
9년 동안 집권했던「톨버트」는 쿠데타의 와중에서 피살됐으며「도」원수는 투옥된 야당당수를 석방, 외상에 임명하기도 했다.
쿠데타의 배경에는 이주민과 토착 원주민(89%)의 갈등이 있었다. 라이베리아의 정권은 대대로 해방된 혹인 노예의 후손들이 장악해 왔으나「도」원수는 원주민 출신이다.
원주민은 주로 크펠레 족, 바사 족, 단 족, 크루 족이 대종을 이룬다.
정 정이 불안했던 동안 외국상사들의 철수로 라이베리아의 수출입이 감소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외국투자가들에겐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도」원수의 방한을 맞아 한국과의 경제유대가 더욱 돈독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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