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중 히말 봉 정복한 세계 최초의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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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람중 히말 봉에 오른 산처녀 기형희양(26). 그는 히말라야의 거봉에 태극기롤 꽂은 세계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정상에 오른 기양은 지난75년 서울여상을 졸업하고 76년3월 선경에 입사, 경리부에 근무하고 있다.
기양은 여고시절부터 등산을 시작, 주말이나 방학 때면 국내 주요 산을 찾아 그때 등반실력을 쌓았다.
선경입사 후에도 기양은 산행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하다 지난 79년12월1일 함께 간 정길순양(대장·28·선경 직물 관리부사원) 등 산을 좋아하는 동료 20명과 함께 선경 여자 산악회롤 만들기도 했다.
회원들은 이 때부터 람중 히말 봉을 정복하기로 뜻을 모으고 본격적인 산악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서울 도봉산에 있는 한국 등산학교를 모두 수료했다.
등반 계획이 최종 확정된 뒤에는 이들은 람중 히 말봉과 비슷한 한라산에서 2번이나 동계훈련을 샇았다.
한편 람중 히말봉 정복소식이 전해진 기양의 집에는 아버지 기준선씨(56)와 어머니 유옥준씨(49)등 가족들과 동네 주민들이 모여들어 축하분위기에 휩싸였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 유씨는『하나님 덕분에 말이 등반에 성공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동네 주민들도『남자들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기양이 해 내 장하다』며 쾌거를 기뻐했다.
람중 히말 봉은 지난 74년 영국 등반대가 최초로 등정한 후 78년 일본 등반대가 1차 등정을 시도했다 실패, 80년 북동 능인 노말루트로 재도전, 성공한바 있다.
한국 등반대는 당초 지난 3월23일 베이스 캠프를 설치, 4월15일 정상정복 예정이었으나 악천후로 일정을 연기, 30일부터 날씨가 개기 시작하자 4월10일 해발 3천8백m지점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 본격적인 정상도전에 나서 4월17일 제1캠프, 21일 제2, 24일 제3캠프까지 전진한 뒤 해발 6천5백m지점에 제4캠프를 설치하고 지난1일과 2일 최종 정찰을 마치고, 이날 성공리에 목표지점에 올랐다.【임수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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