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310곳 아동기관에 100권씩'사랑의 책 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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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자원봉사 학생들이 서울 서초구 염곡동 주니어센터에서 각 지역 공부방에 전달할 책들을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다. 양영석 인턴기자

"아이들과 조심조심 보물상자를 뜯어 보았습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책이 가득하더군요."

8일 오전 10시 전북 진안의 '꿈동산 공부방'에 상자가 배달된 순간 10여 명의 공부방 아이들과 지도교사 고영미(39)씨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마법에 걸린 전화기' '겁쟁이 한울이' '두더지 아가씨네 꽃밭' '떡볶이 따라 몸속 구경' 등 제목만 봐도 신나는 알록달록한 책들이 옥수수알처럼 빼곡히 채워져 있다. 평소 산만했던 선우(가명.10). 민주(가명.10)도 삼삼오오 모여 앉아 숨을 죽이며 1시간 동안 10여 권의 책을 훑어 읽더니 금세 공부방을 '책 수다'로 가득 채운다.

'마법 요리 팡팡!'을 뽑아 든 명원(가명.9)이는 "어, 소꿉장난 요리방법이 여기 다 나오네. 선생님 우리 이거 같이 만들어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위 스타트(We Start) 운동본부와 사회복지 단체 '사랑의 친구들'(www.friends.or.kr)은 이날 네 번째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을 벌였다. 지난해 10월까지 책을 신청한 아동복지시설 310곳에 100권씩 모두 3만1000권의 책을 무료로 전달했다. 지난해 여름.가을.겨울 세 번에 걸쳐 855곳에 보낸 책을 합치면 모두 8만여 권이 전국 1165곳 공부방과 아동복지시설 책꽂이에 자리 잡았다.

이 운동에는 4세에서 13세까지의 아동도서를 취급하는 전문출판사 42곳이 가세했다. 1만 권 이상의 책을 기증한 시공주니어.천재교육.베틀북을 비롯한 대교출판.㈜동화사랑.랜덤하우스중앙.주니어김영사가 뜻을 함께했고, 만화가 이현세씨는 직접 지은 '만화 한국사 바로보기 1.2' 각 300권을 선뜻 내놨다.

이렇게 모은 책은 서울 서초구 염곡동의 어린이도서관 '주니어센터'에 있는 60여 평 공간의 '위 스타트 문고'에 보관됐다가 이날 주인을 찾았다. ㈜CJ는 전국 각지로 가는 택배 비용을 부담했고, 성균관대 자원봉사 14명 학생도 합세해 공부방까지 직접 책을 전달했다.

광주 북구 풍향동 '외할머니 공부방'의 윤영배(46) 목사는 "꼭 한번 우리 아이들이 읽어야 하는 권장 도서를 전해 줘 정말 감사하다"며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도록 독후감 쓰기 등 독서지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사랑의 책 나누기 운동은=위 스타트 운동본부와 '사랑의 친구들'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책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책'선물을 보내는 사업이다. 아이들이 책을 통해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자신감을 갖도록 돕자는 취지다. 문의 02-777-5075~6.

이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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