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주부, 남편보다 일을 많이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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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은 7일 농촌여성의 생산활동 현황과 농가복지에 미치는 영향 및 농촌개발을 통한 농촌 여성의 생산활동 중대방안을 내용으로 한『농촌 여성의 생산활동과 개선농 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동 연구원 대 회의실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한구씨(한국 농촌 경제 연구원 수석연구원)의『농촌 여성의 사회경제 활동의 실태와 문제점』, 전승규씨(농촌 영양 개선 연구원장)의『농촌 여성의 가사노동 실태와 개선방향』, 김주숙씨(이화여대 강사·사회학) 의『농촌여성의 농업 생산참여의 현황과 문제점』, 이근수 교수(이화여대·농촌 문제 연구소장)의『농촌 여성 노동력의 잠재력과 그 활용방안』등이 발표했다.
이중 전승규씨의『농촌여성의 가사 노동 실태와 개선방향』에 관한 주제 발표를 요약, 소개한다.
전씨는『농업노동 투하량에서 농가 주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녀자의 농업노동 투하량은 67년 28·1%였던 것이 계속 증가, 80년에는 42·6%까지 늘어났다.
농가 주부가 농번기에 담당하는 농업 노동은 하루 평균 9시간47분 골. 이는 경영주(남편)의 11시간41분보다 적으나, 주부의 전체 노동 시간이 약 14시간14분임에 비해 경영주는 총12시간50분의 노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어느 시기나 주부가 남편보다 과도한 노동을 하고 있다.
농번기 때 주부의 수면시간은 6시간25분. 사회·문학적 여가생활은 1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하루 가사 노동 시간은 4시간28분으로 이중 취사 노동 시간이 2시간40분이나 차지하고 있어 취사 노동의 개선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비해 경영주가 하는 집안 일은 농한기의 연로준비가 대부분이며 가사를 돌보는 것은 10분 내외에 지나지 않는다.
농촌의 생활시간 구조는 지대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산간지대의 농가에서는 총 노동시간이 가장 많고 여가·휴양 시간이 적은 반면, 중간지대에 사는 농가는 노동시간이 가장 적고 여가·휴양시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부의 총 노동시간은 대농이 가장 많고 다음이 중농·소농의 순이나, 농업 노동시간은 소농의 주부가, 가사 시간은 대농의 주부가 각각 가장 많음을 보여준다.
전씨는『앞으로 우리 나라 농가 주부의 농업 노동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특히 농번기 때 농업 노동이 최우선이 되고 다음으로 가사노동이 주어지기 때문에 농촌 주부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가 주부의 효율적 영농 관리를 위해 ▲가사노동시간의 합리적 운용 ▲가사 노동시간을 가족안에서 합리적으로 역할을 분담할 것 ▲생활수준의 향상과 생활방식의 개선 ▲부락안 공동 조직에 의한 작업노동 협동화 ▲농업 노동의 기계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농가 주부들의 가사노동과 농업 노동시간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어 이의 개선책이 요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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