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주택가서 멧돼지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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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육장을 뛰쳐나온 멧돼지가 주택가로 침입, 길에서 놀던 어린이 2명을 물어 중경상을 입히고 40여분 동안 행패를 부리다 경찰의 총에 사살됐다.
4일하오 5시쯤 서울 중계동 산l29 주택가 골목길에 신창식씨(48·서울 중계동10l) 소유의 사육장을 탈출한 3년생 암컷 멧돼지 1마리가 출현, 길에서 놀던 이 동네 홍순용씨(42)의 외아들 문경군(13·중계국교6년)과 신흥우씨(40) 의 장녀 지영양(11·중계국교4년) 등 2명을 물어 각각 중경상을 입혔다.
이 동네 최천대씨(38·여)에 따르면 마을 어귀 배 밭에서 갑자기 나타난 멧돼지가 골목길로 질주하다 달아나는 문경군의 오른쪽 팔을 물고 흔들다 길옆 철조망에 내동댕이쳤다는 것.
멧돼지는 피투성이가 된 문경군을 버려두고 다시 30m쯤 골목길을 달려가 지영양의 오른팔을 물었다.
멧돼지 습격을 받은 문경군은 오른족 팔이 부러지고 얼굴과 머리 등 5곳이 발톱에 긁힌 상처를 입고 서울 위생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며, 지영양도 상계 의원에 입원 치료중이다.
멧돼지는 한국 원양 중기 실습장에서 주임 지형식씨(54) 등 주민 10여명이 삽과 몽둥이를 들고 20여분 동안 쫓고 쫓기는 공방을 벌이는 사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서울 태릉 경찰서 중계 파출소 손준섭 경장(50)등 경찰관 2명이 카빈 소총으로 공터구석에 몰린 멧돼지 엉덩이에 실탄5발을 명중시켰다.
총을 맞은 멧돼지는 비명을 지르며 공터 옆 개울로 달아나다 다시 실탄 10발을 더 맞고 쓰러졌다.
사살된 멧돼지는 키70cm ,몸 길이 1m80cm∽, 무게 4백20kg으로 이날 하오 4시40분쯤 사고지점에서 5백m쯤 떨어진 신씨의 사육장에서 탈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육장은 주인 신씨가 3년 전부터 민가에서 50m쯤 떨어진 야산 기슭에 축사 4개를 지어 집돼지 2마리와 어미 멧돼지 2마리, 새끼 멧돼지 3마리 등을 길러왔다.
사육장 관리인 조씨는『이 멧돼지가 새끼를 배 성질이 예민해져 사고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육장 주인 신씨와 관리인 조씨 등 2명을 중과실상해 혐의로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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