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경기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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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증가세의 둔화, 국내경기의 회복속도 원만 등, 아직도 경제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선진 권의 경기회복도 예측보다 부진할 깃이라는 자료가 나와 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작성한 24개 회원국의「이코노믹·아우트루크」의 원안을 보면 선진 권의 경기회복은 83년으로 이월되고 실업률은 더 한층 높아진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역내회원국의 실질경제성장률은 81년의 1.1%에서 올해는 0.3%로 더욱 떨어지고 83년에 가서야 2.8%로 회복국면에 접어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81년의 7.2%가 올해는 8.5%, 83년에는 8.8%로 점차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ECD의 최근 전망은 작년 7월에 발표한 것을 비관적으로 수정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작년의 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82년 상반기부터 경제성장세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그 징후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비관하는 쪽으로 더욱 경사하고 있는 것은 석유가격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금리가 각 국의 적극적인 경기자극 책 채택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각 국의 물가가 안정되어 가고 있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의 수정은 5월 중순의 OECD각료회의, 6월 초순의「베르사유·서미트」(선진국수뇌회의)를 앞두고 작성된 것이므로 앞으로 선진국의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뜻은 매우 크다.
이는 현재의 경제정책기조가 그대로 계속될 경우, 성장률도 떨어지고 역내의 실업자는 3천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는 측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므로 우선 미국이 인플레이션의 노정에 힘입어 고금리를 내리게 되고 경기회복 책에 적극적으로 손을 대면 사정은 변할 수도 있을 것이며 일본도 수출에 의한 성장보다 내수확대를 통한 경기회복에 나선다면 역시 경기회복속도를 빨리 할 가능성이 있다.
OECD가 작년 7월의 보고서나 이번 수정전망에서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고금리가 지속된다면 각 국의 설비투자의욕이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OECD가 제안하고 있는 것은 회원국의 통화·재정정책은 국제적 규약과 상호의존세계라는 면을 고려하여 보완적으로 운영해야 된다는 것이다.
즉 고금리정책은 불필요하게 금리를 상하 시켜서 각국 금리 차를 확대하므로 이를 회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6월의 선진국 수뇌회의는 미국에 고금리정책의 시정을 요구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한편 지금의 예상으로는 미국의 고금리도 하반기부터는 수그러들어 세계경기가 상향할 전기가 올 것도 같다.
문제는 세계경기가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무너질 때의 실망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수출도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며 경기회복도 지연될 우려가 있다.
하반기에 접근하면서 건축경기도 회복되고 있어 밝은 요인이 없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좀더 내수를 북돋울 정책수단이 모색되어야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회복을 주도할 수 있는 내구소비재 등에 대한 세율인하 등으로 내수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 줄 대응책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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