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한국판 맥도날드·스타벅스 키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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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산업창업경영대학원장

1970년대 국내에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이후 40여 년 동안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생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9% 선에 이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 3500여 개, 가맹점포 수 40여 만 개, 고용인원 150여 만 명으로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외형적 성장에 비해 산업의 질적 성숙도는 미흡하다. 독립 자영업 창업보다 가맹점 창업 성공률이 높아야 하는데, 자본력 및 조직력, 경영능력이 부족한 영세한 가맹본부의 난립으로 가맹점 창업 성공률이 높지 않다. 대·중소 프랜차이즈 기업 간의 동반성장 문제, 가맹점과 독립 자영업자와의 공생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한류 붐을 타고 해외 진출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처럼 갈 길 먼 프랜차이즈 산업의 건실한 발전을 위한 과제는 뭘까. 무엇보다 대학의 체계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제 프랜차이즈 시스템은 자본주의의 주요한 경제활동 방식 중 하나이다. 업계의 건실한 발전을 이루면서 다양하고도 창조적인 프랜차이즈 방식을 도출하여 프랜차이즈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내야 한다. 산업 성장에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를 배출해내는 것도 대학의 책무다. 사회적 책임의식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가를 배출하는 것도 대학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프랜차이즈 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자영업 정책 의제를 마련하는 것도 대학이 맡아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은 프랜차이즈 교육에 무관심했다. 일부 대학이 단편적으로 관련 커리큘럼을 운영해 왔지만,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규모에 비해 양이나 질적 측면 모두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부터라도 대학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교육과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중국의 급부상으로 글로벌 무한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 및 벤처 산업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도 역량 있는 프랜차이즈 산업 육성 또한 매우 중요하다. 맥도날드, 스타벅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제외한 우리나라 10대 대기업의 시가총액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맥도날드도 진출하지 못한 미얀마에서 롯데리아가 6호점까지 개점하면서 현지에서 환영받는 것을 보면 우리 프랜차이즈의 저력은 대단하다. 글로벌 브랜드의 탄생, 신흥국가로의 취업 및 창업, 대·중소기업 자영업자 간의 공생, 협동조합형 소셜프랜차이즈 등 프랜차이즈 관련 교육과 연구과제가 산적해 있다. 대학이 질 좋고 창의적인 프랜차이즈 교육 및 연구를 시작해야 하는 까닭이다.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산업창업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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