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국내 항공·유통·관광업계가 때아닌 요우커(중국 관광객·遊客) 특수 기대에 부풀어 있다. 중국 당국이 APEC이 개최되는 7~12일 교통혼잡과 스모그를 우려해 베이징 시민들에게 통 큰 휴가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소재 당정기관과 공기업, 사회단체 등을 모두 휴무시키고 민간기업은 자율적으로 휴무를 결정하라고 발표했다.
갑자기 연휴를 얻은 베이징 시민들이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한국과 일본·태국행 여행상품을 앞다퉈 구입하면서 10월 초 골든위크(국경절)에 이은 ‘미니 골든위크’가 발생했다. 실제로 이 기간 중 베이징발 인천·김포·부산·무안행 항공권은 이미 동났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예년 이맘때는 예약률이 50~80% 선이었지만 올해는 거의 100%가 찼다” 며 “B777(300석)이나 A330(275석) 같은 중대형 항공기를 투입해 공급석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11월에 찾아온 미니 골든위크에 반색하고 있다. 10월 초 골든위크 때 16만여 명의 요우커가 찾아 평소보다 40~50% 매출이 뛰는 특수를 맛봤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요우커를 다시 맞기 위해 중국인이 좋아하는 수저세트와 보석함 등을 사은품으로 준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또 이번 미니 골든위크가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싱글데이’ 분위기와도 묶이길 기대하는 눈치다. 중국서는 1년 중 싱글(하나)을 의미하는 1이 가장 많은 11월11일을 싱글데이로 여겨 젊은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게 유행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보다 최소 10%가량은 요우커가 늘 것으로 본다” 며 “싱글데이까지 겹치는 만큼 씀씀이가 큰 젊은 쇼핑객이 증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한 듯 이날 주식시장에서도 요우커의 쇼핑 필수 품목으로 꼽히는 화장품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