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반기문 측근들이 내게 대선 출마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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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3일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측근들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 가능성을 자신에게 타진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순명(順命)' 출판기념회에서다.

권 고문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동교동계'의 좌장이다.

권 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 측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서 새정치연합 쪽에서 (반 총장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나한테 타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에게) 반 총장을 존경한다. 그만한 훌륭한 분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했다. '당 내 다른 대선 후보들이 많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우리가 반 총장을 영입해서 다른 후보들과 같은 위치에서 경선을 시켜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0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 총장은 39.7%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13.5%),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9.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4.9%) 등을 크게 앞섰다. 반 총장의 UN 사무총장 임기는 2016년 12월까지다. 다음은 권 고문과의 일문일답.

-반기문 총장 측근이란 분이 진지하게 제안한 건가.
"그래요."

-어떤 제안을 했나.
"반 총장이 훌륭한 인물이고 앞으로 국가적으로 큰 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우리 당에서 영입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 정도로 가까운 측근인가.
"상당히 가까운 측근이다. 측근 이름은 말할 수 없다."

-이야기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6개월 됐다."

-메시지에 반 총장의 뜻도 담겼다고 볼 수 있나.
"그건 모르겠다. 그러나 그 분이 측근이란 건 확실하다."

-6개월 전에 말하고 최근에 또 한 건가.
"최근엔 또 다른 사람이 했다. 반 총장하고 가까운 또 다른 사람 둘이 와서 얘기했다."

-혹시 김숙 전 유엔 대사도 포함돼있나.
"그 사람은 아니다."

-반 총장이 어떤 점에서 대선후보로 매력적인가.
"첫째 직업 외교관으로서 커리어가 충분히 쌓여있고, 또 사람이 온건하다. 그리고 세계적인 지도자로 우뚝 서 있다. 우리 국가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다."

-여권에서도 반기문 대망론이 나온다.
"여권에서 얘기하는 건 이해 못 하겠다. 그 분들이 왔을 땐 여당엔 안 가겠다고 분명히 얘기했다."

-측근들은 지금도 같이 활동하는 사람들인가.
"그 분들(최근에 말했던 두 사람)은 한국에 있고, 또 한 분은 외국에 있다."

이윤석 기자 america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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