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승 불발 박찬호 '아쉬움 속에 남은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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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형준 기자]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있어 7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 홈경기는 진한 아쉬움이 남은 경기였다. 박찬호는 5회까지 보스턴의 강타선을 단 1안타로 막아내며 팀의 2-0 리드를 지켜주고 있었다. 하지만 6회부터 갑자기 공이 높아지기 시작, 첫 타자 에드가 렌테리아에게 대형 플라이 타구를 맞더니 곧바로 데이빗 오티스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37이닝 연속 무피홈런이 중단되는 순간이었다. 매니 라미레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6회를 잘 넘기는듯 했던 박찬호는 다시 2루타(트롯 닉슨)-2루타(케빈 밀라)-안타(제이슨 배리텍)의 3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 결국 2-3 역전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로써 박찬호는 개인 최다승인 18승을 기록했던 2000년과 같은 전반기 최다승, 올시즌 첫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홈경기 5연승을 모두 놓쳤다. 이날 박찬호의 제구력은 모두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던 지난 2경기보다 좋지 못했다. 4개의 볼넷을 내줬으며 스트라이크 비율도 61%로 합격점을 얻지 못했다. 특히 그동안 큰 효과를 봤던 오른손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며 투심패스트볼과 잘 어우러졌던 슬라이더 또는 슬러브가 스크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면서 더욱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그럼에도 박찬호가 5회까지 내야안타 1개만 내준 것은 보스턴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낸 공들이 모두 스트라이크존에 외곽에 정확히 제구된 공들이었기 때문이다. 1회 오티스의 중견수 플라이 역시 오티스가 잘 받아친 공이었지만 몸쪽 낮은 쪽으로 꽉 차게 들어온 공이었기 때문에 타구가 더 뻗지 못했다. 전반적인 제구력은 썩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실투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6회부터는 던지는 공마다 실투가 됐고 결국 6회에만 4개의 안타, 3개의 장타를 허용했다. 지난해 무적행진을 질주했던 미네소타 트윈스의 왼손특급 호안 산타나(26)는 올해도 9이닝당 10.35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하고는 달리 실투가 빈번히 나오며 나오며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자주 허용하고 있다. 박찬호는 비록 6회의 체력적 고비를 넘지 못했지만, 5회까지 보여준 모습으로는 앞으로도 잘던지다가 갑자기 큰 것 한방을 내주는 가슴 철렁한 장면은 자주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김형준 야구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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