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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문의 초점 「도시산업선교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YH사건 등으로 우리 귀에 익은 도시산업선교연합회(약칭 도산)가 또다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제가 된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의 반미성명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도산의 핵심격인 박형규·조지송·권호경 목사 등이 주동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환문조사를 받고 있다.
도산은 어떤 단체인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산의 연혁·조직·설립목적·활동내용 등을 알아본다.

<연혁·조직>
전문가들은 도산의 기원을 18세기 산업혁명시기로 본다. 물론 그때의 산업선교활동은 지금의 그것과는 달랐다.
기계에 밀려나는 근로자들의 문체에 교회가 귀를 기울이면서 산업선교활동이 시작된 후 미·영·불 등 구미에서 독자적으로 퍼져가면서 현재와 같은 성격을 띠기 시작했다는 것.
1956년 미국연합장로교에서 파견한 산업선교사가 동남아지역에 상륙하면서 아시아 지역에도 도산이 등장하게 됐다.
한국에 도산이 상륙한 것은 지난 57년. 그해 연초에 동남아 NCC산업전도부총무「헨리·존즈」목사가 내한, 산업전도에 대한 강연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그해 4월12일 예수교장로회 통합전도부에 예수교 장로회산업전도위원회가 조직됐고 성공회의 미국인 「요한·P·셀·테일러」주교가 영등포 도산을 창립한 것이 한국도산의 효시가 됐다.
6년 뒤인 63년 감리교 및 예수교 장로회 통합파의 이른바 해방·혁명 신학파 교역자들이 한국도시산업 선교연합회를 구성하면서 본격적인 체제를 갖췄다.
이 무렵만 해도 도산은 그 규모가 빈약했으나 76년10월 신교와 구교가 연합해 구성한 한국교회 사회선교협의회의 산하 3개 단체의 하나로 들어가면서 조직을 확대해가기 시작,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회장은 청주지부 도산책임자인 정진동 목사로 전국 7개 지역(영등포·경수지역·인천·동인천·청주·구미·울산)에 지부를 두고 있다.
70년대 후반기엔 한때 14개 지부에 회원 수도 3천 여명을 헤아렸으나 79년 YH사건이후 조직이 쇠잔해지면서 현재 회원 수는 1천9명으로 줄었다.

<목적>
도시산업선교활동은 「개인구원」보다는 「사회구원」이라는 진보적 해방신학에 그 이론적인 기초를 두고있다.
따라서 『가난하고 핍박받는 근로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준다』는 것이다.
한국도산의 발상지인 영등포 도산은 회칙에서 ▲산업사회에서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다한다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하여 교회와 산업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한다 ▲노사협력에서 이뤄지는 산업의 민주화와 산업평화를 위해 화해자의 사명을 다한다 ▲기업윤리조성을 위한 교회적 사명을 다하고 정의실현을 위해 헌신한다고 그 목적을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도산의 목적은 『도시·산업·농민·학생·청년·여성 등 사회 전반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이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문제와 사회문제를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도록 하여 정의롭고 조화된 사회를 이룩하고자 행동하는데 있다』는 한국교회사회선교협의회의 설립목적과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결국 산업체 근로자들의 문제에 「개입도 하고 그들을 위해 행동도 한다」는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활동>
도산이 최초로 산업체의 노사문제에 개입한 것은 69년9월, 영등포 제일물산해고자들의 복직을 요구하면서부터였다.
초기에는 노총과도 상호교환강의를 하는 등 긴밀한 유대를 가졌지만 현실참여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도산은 타협보다는 농성·시위·파업 등 집단합의를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을 사용, 결국 회사가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이때부티 기업인들은 『노조에 도산이 침투해 들어오면 도산하고 만다』며 도산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당국은 ▲제일물산 ▲대협 ▲YH무역 ▲유니온마그네틱 ▲우도상사 ▲주식회사남화 등도 도산계 노조원들의 침투로 폐업했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 기업에서 활동중인 도산계 노조원은 7개 업체(원풍모방·주식회사 서통·국정 교과서·대일화학·해태제과·롯데제과·이천전기공업)의 2백94명이며 도산계이면서 아직 활동을 하지 않는 노조원은 16개 업체에 1백13명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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