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매수' 의혹 … 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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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서울 동작구청장이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무소속 후보로 나온 문충실 전 동작구청장을 매수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31일 문 전 구청장의 자택과 선거 홍보물 제작업체, 두 사람이 회동했던 식당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첩과 관련 서류, 휴대전화 등을 분석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지난 5월 새정치민주연합 동작구청장 후보로 선출된 직후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같은 당 공천에서 탈락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문 전 구청장을 매수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구청장은 문 전 구청장에게 후보 사퇴를 요청하며 그 대가로 수천만원의 선거 비용을 보전해 주고 구청 공무원 인사 때 지분을 보장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대로 두 사람을 소환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 동작구청 관계자는 "후보 매수는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입장"이라며 매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당시 동작구청장이던 문 전 구청장은 6·4 지방선거 새정치연합 1차 공천 심사에서 떨어졌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그러나 선거를 1주일을 앞둔 지난 5월27일 ”야권의 분열을 막겠다“는 이유를 들며 이 구청장 지지선언을 하고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 구청장은 단일화 효과 등으로 선거에서 52.4%의 득표율을 올리며 상대 후보를 10%P 차이로 제치고 구청장에 당선됐다.

고석승 기자 goko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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