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학력높을수록 청탁심리높다〃 국민의식조사에 나타난 한국인의 부정심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현대사회연구소(소장 고영복)는 지난 2월11일부터 닷새동안 전국의 가구주 2천2백명(응답자는 1천7백95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행정적심리에 관한 국민의식」을 조사했다. 이 조사결과 나타난 부패심리·무질서심리·인플레심리등 3대부정심리에대한 실태와 이의 추방을 위한 국민운동 전개방향과 전략을 요약, 소개한다.

<부패심리>
우리나라 국민의 60·1%는 『관공서 일을 보기위해서 아는 사람을 통하는 것은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29·7%만이 청탁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뚜렷이 밝히고 있는것과 비교해볼때 국민의 청탁심리는 매우 심각한 지경이다.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 청탁심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우리 국민의 결정으로 자주 거론되는 공사 무분별심리는 41·1%가『회사원이 회사의 종이 한 두장 정도나 볼펜등을 자기일로 사용한다고해서 나무랄것 까지는 없다』고 대답했다.여자 (46·2%)가 남자(58·1%)보다 무분별 심리가 강했으며 학력이 높은 기업인·지식인· 전문인들일수록 그런 심리가 높았다.
물질주의심리는 28·6%가 『존경받지 못할지라도 돈을 많이 주는 직업을 택하겠다』고했다. 고졸자들 보다는 무학과 대학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물질주의 심리가 낮게 나타났다.
금품수수는 16· 7%가『공무원에게 담배값 정도는 주어도 무방하다』고 응답해 동기가 공무원의 요구외에도 국민들의 무분별한 태도에도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기위해 동원되는뇌물은 16·6%가 『월급이 적은 공무원이 가족을 먹여살리기위해 약간의 돈을 받는것은 눈감아주어도 괜찮다』고 했는데 도시화될수록 그런 심리가 강했다.

<무질서 심리>
『강사를하다보면 손님에 따라 바가지를 씌울수도 있다』는데 동의한 사람이 34·5%나 된다. 이는 바가지요금에 대한 책임이 상인뿐 아니라 국민일반에게도 있음을 뜻한다.
응답자의 31·9%가 법이나 규정에 다소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지킬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여 준법정신에도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길거리에서 침을 밷거나 꽁초를 버렸다고해서 벌금을 물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응답한 사람이 19·2%였으며 유원지에서 어쩌다 한번 놀러온 부녀자들이 술을 마시고 떠드는 것을 16·0%는 너그럽게 봐줄수도 있다고 했다.
『버스정류장·극장같은 곳에서 새치기 하는 사람이 있을때, 차례를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1·2%에 지나지 않아 차례지키기등 공공질서에 대한 의식은 어느정도 내면화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인플레심리>
29· 9%가『우리국민이 아무리 애를써도 물가가 쉽사리 안정될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는 39·6%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응답자의 23·7%가『물건값이 오른다는 소문만 나돌면 미리 많이 사두는것이 유리하다』 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임금을 올리지 않아야 물가가 안정될수 있다면 어료움울 참아야한다』는 데는 18·3%가 물가가 안정되더라도 임금을 안울리는데 반대한다는 부정심리를 나타냈으며 회사원·학생들이 그런 심리를 더강하게 표시했다.
저축을 못하는한이 있더라도 가능한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가구를 들여놓아야 남이 알아준다는 허례허식심리는 14·0%만이 동감했다. 이는 타자지향적 소비성향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는 건전하다는것을 보여주는것이다.
한푼두푼 착실히 모아 목돈을 마련하는것을 어리석게보는 이른바「한탕주의」심리는 12·5%가 강한반응을 드러냈는데 특히 학력이 높을수록 그러했다.
이상에 나타난 3대부정 심리실태를 비교분석한결과 부패(5O·1%) 무질서(27·7%) 인플레심리(25·9%)순으로 부정심리가 만연되어있음을 알수있고 부패심리는 무질서·인플레심리보다 2배이상 더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조사결과를 토대로 부정심리에 대한 사회교육의 효과를 보면△부패심리를 줄이는데는 대체로 긍정적이나△무질서심리에 대해서는 일관성있는 효과를 보여주지 않고있으며△인플레심리에 대해서는 거의 무관하거나 관계가 있다하더라도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역효과르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3대부정심리의 근절전망에 대해 국민들은 인플레(29· 9%) 부패(274%) 무질서(13·1%)순으로 비관적이다. 무질서심리추방에 가장 낙관이 높은것은 86년 아시안게임, 88년올림픽과관련해 주목되며 인플레의 원인을 원자재 가격상승(43·2%) 사회불안(24%) 정부의 경제시책잘못(18·7%)으로 보고있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요망된다.
부정심리추방 국민운동은 75·9%가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아 행동화할수 있는 유인체계의 확립이 요청된다. 또 국민들은 주요선도집단으로 정치인·공무원·지식인·언론인·지방유지및 단체책임자들을 꼽고 있다.
국민운동전개를 위한 우선과제는ⓛ청탁배격운동②거리·교통질서 확립③허례허식추방④퇴폐풍조추방⑤투기행위방지의 순으로 나타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