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실황중계 공정성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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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로야구가 본격화되면서 한낮에도 실황중개가 있고 MBC-TV의 경우 스포츠뉴스는 프로야구뉴스로 착각될 만큼 각TV방송은 프로야구 중계와 보도에 열기를 띠고있다.
이에 따라 중계를 맡고있는 방송쪽에 몇가지 주문이 없을 수 없다.
첫째 중계자세의 문제다.
①연고지제에 의한 팀조직은 연고지 출신 팬들로 균포되게 마련이어서 우선은 전국을 커버하는 인기 있는 팀이 나오기가 어렵거니와 또 특정 연고지 팀만을 집중적으로 중개하는 외국의 예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6개팀의 팬을 위해서도 모든 게임을 중계해야 하고 스포츠뉴스에서도 오디오뿐 아니라 영상제작까지도 공평하게 꾸며야 할 것이다.
③편파보도도 극복되어야한다. MBC의 경우 아직도 편파중계의 티를 떨치지 못한 캐스터가 있는가하면 영상처리에 기술적인 조작을 보태는 잘못이 눈에 띈다.
그 예로 14일의 MBC와 해태와의 경기에서 하필 해태팀의 공격이닝 때만을 골라 다른 곳의 공격장면을 끼운 것이나 18일 라이온즈와 청룡전의 스포츠뉴스에서도 오히려 패전한 청룡팀 위주로 화면을 채운 것을 들 수 있다.
둘째로 화면구성의 문제다.
①카메라워크에서 MBC-TV의 한수 높은 연출은 KBS가 거울로 삼을 필요가 있겠고 센터카메라는 어느 게임중계에도 동원되어야 한다.
홈런카메라나 1루쪽에서도 게임의 흐름을 잡을 수 있도록 대수도 늘려야 하며 외국프로야구중계에 동원되는 기재도 도입하여 활용해야 할 것이다.
②선수들의 표정을 크로스업 시키는 게 TV중계의 강점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홈런타자의 회심어린 표정과 망연자실해하는 투수의 표정을 엇갈리게 구성하거나 에러를 범한 선수의 무안스런 표정을 카메라가 잡는 것도 TV의 임장감을 높여 흥미를 돋우는 방법이 될 것이다.
③관중을 화면에 채우는 일은 필수적이겠지만 이른바 초상권과 관련하여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감각을 잊지 말아야한다.
세째 해설의 문제다.
①타율에 대한 신속한 컴퓨터처리의 효과에 걸맞게 지금까지의 안타한 볼의 내용을 분석, 통계로 꾸며 알리는 것이 박진감 있게 시청하는 흥을 돋울 것 같다.
③팀간의 전력, 타자의 컨디션, 경기흐름, 투수의 방어율, 감독의 용병술 등을 토대로 게임의 전망을 명쾌하게 내려주는 것이 시청자에게 서비스하는 길이다.
네째 프로야구중계의 컬러확립이다.
①프로야구는 고교야구중계 등과는 달라야한다. 감독과 심판간의 시비도 충실하게 상황을 중계하는 것이 시청자에게 궁금증을 풀어주는 길이 될 것이다.
②감독의 사인, 에러를 범한 선수를 힐책하는 장면도 그때마다 극명하게 화면으로 잡아주는 것이 좋겠다.
③평면적인 중계에 그치지 말고 게임에 앞서 양팀 감독의 포부와 작전계획 따위를 미리 보도하고 시합이 끝났을 때 두팀 감독, 특히 패자측의 감독이나 선수의 변을 곁들이는 일이 게임에서 드러나는 의외성을 실감케 할뿐 아니라 입체적인 중계효과도 있다는 점에서 크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신규호<방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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