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의 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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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869년 지구의 나이에 관한 논쟁에서「찰즈·다윈」은 동물형태의 변화를 보존한 화석연구를 토대로 지구의 나이는「수억년」이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맞서 당시 영국 최고의 수리물리학자인「켈빈」경은 『기껏해야 4천만년』이라고 반박했다. 「켈빈」은 젊고 뜨거운 행성이었던 지구가 표면으로부터 점차열을 잃어가는 속도를 계산한 끝에 이같은 주장을 편것이다.
만약 지구의 나이가 이처림 어리다면 모든 생물은 수많은 세대를 지나는 동안 점진적인 변리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는 그의 진화론은 여지없이 부정될 형편이라 「다윈」의 마음은 매우 우울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물리학은 우라늄이 붕괴돼서 납(鉛)이 되는 속도와 지구에 총돌하는 운석의 연구등으로 지구의 나이를 45억년으로 추산한다. 「다윈」이 지하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다윈」은 1882년 4월19일 7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오늘이 꼭 1백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가 1859년에 출관한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처럼 생물학사는 물론 사상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저작도 드물다. 그의 진화론은 한마디로 「생존경쟁에서 적자생존을 통한 자연도태」의 이론이다. 마트크스이론은 여기서 자연사적인 기초를 얻었은며 대본주의는 경쟁의 원리를, 반민주주의는「우성에 의한 열성의 지배」를 원용했다.
다위니즘은 지금까지도 창조론과 대립한다. 신학자들은 모든 종은 신에 의해 개별적으로 특별히 창조됐다고 주장한다. 창조론은 곧 종의 고정세 또는 불변세이다. 중세교회의 권위를 배경으로 창조론은 확고한 신봉을 받았다.
창조론에 회의를 품은 진보적과학자 가운데 「라마르크」 (Jean Lamacrck)가 「용부용세」을 발표, 진화론의 기초를 세웠다.
「다윈」의 학설은 바로 이 용부용세과 「맬더스」의 『인구논』에 나오는 생존경쟁에 영향을 받았다.
오늘날 다위니즘을 정면부인하는 생물학자는 없지만 그동안 부분적으론 수정제기가 많았다.
특히 최근엔 미국의 고생물학자 「스티븐·굴드」가 「발작적(fits and starts)진화론」을 들고 나왔다.
생물의 진화는「작은 쌍리」가 조김씩 축적돼서 후세에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엔가(물론 수백만년사이)유전인자가 일종의 돌연쌍리를 일으켜 그후 얼마동안 평형(평균=equilibrium)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다윈」의 진화과정을 증명하려면 무수한 중간단계의 화석이 발견돼야 하는데 오늘날 수많은 고대생물의 화석이 발굴됐음에도 불구하고 「빠진 고리(missing link)」가 너무 많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굴드」는 따라서 종은 석진적쌍리가 아닌 단속적 변리를 거치는 것이며 「빠진 고리」 는 없다고 주장한다.
아뭏든 「진화논의 진화」는 DNA의 비밀을 밝히려는 유전자공학의 발달과 더불어 가속화될 전망이라 사람의 상상은 원숭이라는 다위니즘이 다시한번 조소를 받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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