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평준화·3불정책 반대 운동 펼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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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주의 교육운동연합 창립대회가 1일 서울 순화동 명지빌딩에서 열렸다. 이남정·배호순 공동대표(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외부인사의 축사에 박수를 치고 있다. 양영석 인턴기자

고교 평준화와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을 반대하는 뉴라이트 교육운동단체인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이하 교육연합)이 출범했다.

교육연합은 1일 오후 서울 중구 명지빌딩에서 교사.학부모.학자.종교계 인사 등 1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창립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정수 구미여고 교사, 배호순 서울여대 교수, 조전혁 인천대 교수, 이남정 인천명신여고 교장 등 4명이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진보를 표방하는 교원단체인 전교조에 맞서는 자유주의 이념의 교육운동단체가 정식 출범함에 따라 앞으로 각종 교육현안을 놓고 두 단체의 대립이 예상된다.

교육연합은 창립선언문에서 "우리의 교육은 학교교육의 황폐화로 가정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교육 위기의 근본 원인은 교육의 국가독점과 배급에 따른 자유주의 교육의 질식"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연합은 그 대안으로 교육 소비자의 요구에 교육기관이 봉사하고 책임지는 '자유주의적 교육운영 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교육평준화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3불 정책을 폐지 또는 수정하며 ▶교육정보를 공개하고 ▶교원 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창립기념 세미나에서는 특히 고교 평준화 폐지 요구와 전교조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주제발표에 나선 조전혁 교수는 "평준화에 대한 우리 교육계의 미신과 신화를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평준화 이후 서울대 입학생 가운데 고소득층 자녀의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며 "평준화는 부자들에게 더 유리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또 "PISA(학업성취도국제비교연구) 2000년도의 읽기성적에서 인문계 고교 간에 최고 150점의 차이가 나는 등 평준화체제가 실제 고교 간 학력 평준화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교육에 경쟁을 촉진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정재학 전남 영암 삼호서중학교 교사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으로 전교조를 지적했다. 정 교사는 "스승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 노동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몰려왔다"며 "교육계가 순수교육의 참모습을 잃고 사상과 이념의 전쟁터가 돼 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교조에 가입한 교사들이) 교장과 교육청을 압박해 인사와 예산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학교에서는 회유와 협박.왕따를 이용해 세력을 확장하고, 진학과 취업 생활지도마저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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