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대회 축제분위기 돋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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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오는 8월 21일 개막되는 ‘2003 하계U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농구·축구·배구·수구 등 4개 구기 종목에 참가하는 30여개국 대표와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관계자 등 1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추첨 행사가 열리면서 달구벌에 축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하철 방화 참사로 2개월여 동안 짓눌렸던 분위기를 세계 대학인의 올림픽 행사인 U대회를 계기로 반전시켜 ‘대구의 영광’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움트고 있는 것이다. 대구U대회는 31일까지 대구와 구미·예천 등 경북 7개 도시에서 펼쳐진다.

◇다시 뛰는 달구벌=지금까지는 경기장 개·보수, 선수촌 건설 등 하드웨어의 준비에 주력했으나 이달부터 시민의 참여 열기를 조성하고 장외 문화행사를 준비하는 등 잔치 분위기 돋우기에 들어갔다.

U대회조직위는 D-100일을 맞는 오는 13일을 전후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만한 대형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11일 오전 9시부터 U대회 주경기장인 대구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선 ‘D-100일 기념 인라인 마라톤대회’가 대학생 및 시민들이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이어 13일 저녁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 마련된 U대회 성공기원 특설무대에선 참가국 환영 영상쇼, 타악과 패션의 퍼포먼스, GOD·장나라 등이 출연하는 연예인 축하공연 등을 펼친다.
또 28일에는 U대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성악가 조수미씨가 야외음악당에서 U대회 성공기원 특별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참가국별 서포터스에 대한 시민들의 참가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는 1백70 개 참가국별로 서포터스를 구성해 응원은 물론, 시티투어·지역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대구와 한국의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줄 계획이다.

4월 한달 간 서포터스를 모집한 결과 일반 시민들은 물론, 해외 진출 기업체(43개)·종교단체(67개)·학교(2백50여개)·시민사회단체(37개) 등이 신청해 참가국별로 1백50∼2백여명 규모의 서포터스를 이달 중에 발족시킬 수 있게 됐다.

태국선수단 서포터스를 신청한 김순임(42·대구시 수성구 황금2동)씨는 “작년 월드컵대회의 열기에 못지 않는 응원과 지원활동을 펼쳐 ‘대구의 인상’을 깊이 심어 주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국 4천여㎞ 구간을 달릴 성화봉송 주자 모집도 지난달 말부터 전국에서 시작됐다.

조직위측은 1일부터 개·폐회식 입장권 판매를 시작하면서 5월 가정의 달에 맞춰 ‘대구U대회로 효도를’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 시민의 참가 열기를 불러모으고 있다.

하진규 조직위 사무총장은 “지하철 참사로 억눌린 대구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치러내겠다“고 말했다.

◇의미 큰 대구U대회=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시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22회째를 맞는 대구대회는 1백70개국에서 8천여명의 선수·임원들이 참가의향서를 보내와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하철 참사와 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직전에 중국에서 열렸던 2001년 베이징(北京)대회(1백65개국·6천8백여명)를 훨씬 웃도는 참여 열기를 보인 것이다.

선수들은 11일간 30여개 경기장에서 축구·육상 등 13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루게 된다. 아마추어리즘을 강조하기 위해 구기 전종목은 리그전으로 펼쳐져 선수들간의 교류를 극대화하도록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U대회 참가선수는 대부분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대학생”이라며 “참가 선수들이 10∼20년 후엔 국제사회를 이끌어가는 주역이 된다는 점에서 U대회는 장기적인 안목의 미래투자”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학생 홍보사절인 ‘드리미’로 활동하고 있는 임경선(계명대 패션디자인학과)씨는 “장차 국제사회에서 같이 호흡하게 될 세계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인다”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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