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불온 서클 모조리 파악"-경찰자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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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부산=임수홍·허남진·양형훈 기자】부산시경은 2일 미문화원 방화사건과 관련, 이미 검거된 이미옥(22·여·고신대의예과 2년) 최인순(22·여·부산대약대 3년) 김지희(22·여·부산여대 국어교육과 3년) 박원식(20·고신대 의예과 2년) 최충언(20·동) 등 5명을 국가보안법·현주건조물 방화치사상·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따르면 주범 문부식을 포함한 이들은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불온벽보사건·불온플래카드사건의 범인들로 이등은 주범 문과 그의 애인 김은숙의 지시를 받고 지난달 18일 미문화원에 방화한 외에도 이들 중 박·최는 문·김·이의 지시를 받고 지난달 2일 불온벽보를 붙였으며 최인순·김지희는 지난달 10일 문·김의 지시로 시내에 불온플래카드를 설치한 혐의다.
또 김지희는 부산여대 화장실 불온낙서사건에도 관련됐다는 것.

<벽보사건>
지난달 2일 하오 7시∼10시 사이에 문과 김은숙이 주간지 등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사진을 오려내 16절지에 붙이고 사인펜으로 사진 밑에 『○○○ 타도하자. 부산시민은 봉기하자』는 등의 구호 10여 개를 쓴 불온벽보 20장을 만들었다.
이 불온벽보를 박·최가 서대신 2동 동아대, 시 지정 벽보판을 비롯해 서대신 2동사무소 앞 전화박스, 다방입구, 전신주 등 시내 요지 7개소에 붙인 사건이다.

<플래카드 사건>
지난달 10일 하오 5시쯤 문·김은숙·이가 흰 천·검은 천 2마를 2천6백원에 구입, 마분지로 글자를 오려붙여 『○○○파쇼, 군부체제 타도하자』라고 쓴 플래카드(가로1.7m, 세로 0.4m를 만들어 최와 김지희로 하여금 부산시 대청동 학창다방 창문에 걸어놓았었다. 한편 이들 중 이미옥은 고 3때부터 친구를 통해 대학생이던 김은숙을 알았고 김과 같은 학교인 고신대에 입학하여 자주 접촉하다 81년7월초 동급생인 최충언·박원식·박모(20) 등과 김의 지도아래 샛별클럽을 조직, 책을 돌려보았고 김으로부터 사회주의 이론을 학습 받았다.
또 최인순은 80년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부산대경제학과 3년 유모군(22) 문리대 l년 박모양(20) 등 8명과 독서서클을 조직, 매주 토요일마다 하오 1시부터 5시까지 만나 사회과학서적을 탐독하며 좌경적 의식화 작업을 했다. 이후 같은 학교 김모군(22·부산시 부곡동) 자취방에서 한달 간 매주 목요일 하오 5시∼9시 사이에 같은 학교 경제학과 3년 정모군(22) 주도아래 의식화 작업을 더욱 다졌다.
최는 3월초 문과 알게돼 범행에 가담했다.
김지희는 3월초 부산여대 화장실 불온낙서사건 관련자로 1학년 때부터 교내 독서서클에서 의식화 작업을 받아 왔었다. 지난 2월27일 처음 만난 문으로부터 더욱 강렬한 의식화 교육을 받고 이번 범행에 가담했다.
검거된 관련자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문부식(주범·25·고신대신학과 4년) ▲김은숙(방화조·24·여·고신대기독교육과 4년) ▲최충언(전단살포·20·고신대의예과 2년) ▲박원식(전단살포·20·고신대의예과 2년) ▲이미옥(방화조·22·여·고신대의예과 2년) ▲최인순(방화조·22·여·부산대약대 3년) ▲김지희(방화조·22·여·부산여대 국어교육과 3년) ▲김화석(자금책·26·고신대 졸) ▲박정미(동조자·23·여·부산여대 사학과 4년) ▲박홍은(동조자·23·부산대경제과 3년)
◇부산여대 벽보사건 ▲박정미(주범) ▲한순복(22·부산여대 국어교육과 3년) ▲김경라(22·부산여대 산업공예과 3년) ▲고정심(22·부산여대 지리과 3년)
◇대신동 벽보사건 1명
◇이호철 은닉 범 김모양(22·부산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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