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千人 교향곡' 25년만에 국내 공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31일 말러의 '천인 교향곡'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부천시향(음악감독 임헌정.사진)이 진행 중인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시리즈다.

연주시간이 길고 대규모 출연진이 필요해 연주 기회가 좀처럼 드문 만큼 음악팬들에겐 놓칠 수 없는 무대다.

부천.서울.수원.안양 시립합창단과 월드비전 어린이합창단이 가세하고 소프라노 박정원(한양대 교수).신지화(이화여대 교수).나경혜(연세대 교수), 메조소프라노 장현주(경원대 교수).이현정, 테너 박현재, 바리톤 전기홍(서울시립대 교수), 베이스 유형광 등이 독창자로 출연한다. 출연진은 오케스트라까지 보태 총 3백50여명.

1910년 9월 12일 뮌헨 만국박람회장. 3천4백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8백50명의 합창단, 1백46명의 오케스트라, 8명의 독창자, 객석에 배치된 11명의 금관악기 주자가 말러의 '교향곡 제 8번'을 작곡자의 지휘로 초연했다. 총 출연진은 1천16명.

객석에는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막스 레거.카미유 생상스, 작가 게르하르트 하웁트만.토마스 만, 지휘자 브루노 발터.오스카 프리드 등 많은 유명 인사가 자리잡고 있다. 공연을 기획한 에밀 구트만이 붙인 '천인 교향곡'이란 타이틀이 톡톡한 홍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25년 전인 1978년 8월 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부 수립 30주년 기념 공연으로 국립교향악단(지휘 홍연택)이 초연했다.

국립오페라단 주역 가수로 활동 중이던 8명이 독창자로 출연했고, 국립합창단과 서울 시내 4개 대학 합창단 등 6백여명이 무대에 섰다. 출연진 중 이정희.홍연택씨는 이미 고인이 됐다.

대편성 관현악과 합창단.독창자가 대거 출연한다고 해서 '천인 교향곡'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곡은 말러의 교향곡 제2번 '부활'과 달리 처음부터 합창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아내 알마 말러에게 헌정한 '사랑의 노래'이기도 한 이 작품은 끝간 데 없이 점점 커져만 갔던 교향곡 편성의 세기말적 정점이다. 연주시간은 90분. 1만5천~2만원. 02-580-13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