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비자의 선택] '진정성'이 곧 브랜드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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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은 향기롭고 꿀이 많은 꽃을 찾아다닌다. 꽃은 벌의 선택을 받기 위해 향기를 발산한다. 아름다운 여성에게 많은 남성이 모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미인은 아니지만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이도 있다. 이는 오로지 그 사람에게서만 뿜어져 나오는 특별한 ‘매력’ 때문이다.

기업도 고객에게 선택 받기 위해 다양한 매력을 표출한다. ‘많은 기업 중 하나(One of them)’가 아닌 고객에게 특별함이 있는 한 의미와 경험을 실현시켜 주는 ‘바로 그 기업(Only one)’으로 인식되도록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객이 인정하는 제품의 차별화=기업은 고객에게 선택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생존하려면 차별화 전략은 필수다. 차별화는 고객이 제품을 기업별로 신속하게 분류할 수 있는 필터 역할도 한다. 그러나 경쟁이 심해지면서 차별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치열해지며 제품은 서로 닮아 간다. 결국 똑같은 기능을 갖고 있어도 선택을 받기 위해선 모방할 수 없는 고유의 무엇인가가 제품에 담겨 있어야 한다.

지난 10월 29일 중앙SUNDAY 주최로 열린 ‘2014 소비자의 선택’에서 수상한 총 35개 브랜드 기업은 ‘바로 그 기업’이라는 특별함과 고객 우선 정신이 뚜렷이 드러났다. 2년 연속 ‘소비자의 선택’ 스마트폰 부문 대상을 수상한 LG G3는 고객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탄생됐다. 스마트 키보드, 스마트 알림이, 스마트 시큐리티 등 사용자 기능(UX)를 대거 탑재해 심플함이라는 제품 철학을 반영했다. 특히 뉴 아우디 A8은 ‘진보가 낳은 예술’이라는 특별한 기업의 슬로건을 그대로 담아냈다. 동급 플래그십 모델 중 가장 다이내믹한 프레스티지 세단이란 명성을 이어받아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특별함을 일반화한 상품도 있다. 고급 헤어숍에서만 사용되던 제품을 출시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 웰컴엠에스 ‘차홍’이다. 유명 헤어 스타일리스트이며 전문가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헤어 도구들을 고안하고 개발했다. 편리성·안전성·경제성을 갖춘 비엔디생활건강 ‘이젠드라이’도 있다. 민감한 피부를 보호하고 집에서도 손쉽게 드라이클리닝이 가능하게 한 점이 높게 평가 받아 ‘2014 소비자의 선택’ 세제 부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커피전문점을 프리미엄화한 드롭탑은 3년 연속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커피 전문가를 배치해 엄격한 재료 선별, 관리를 통해 보다 품질 좋은 커피를 제공해 소비자의 마음을 가장 많이 사로잡았다.

◆ 마케팅에 진정성이 있어야 소비자가 움직인다=브랜드나 상품의 진정성은 기업이 정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에 의해 결정된다. 소비자에게 과장하지 않고 전달하며 소비자와 교감하는 것이 진정성 마케팅인 것이다. 실제로 맥킨지에서 발행한 『소비자 행동조사 보고서(The Consumer Decision Journey』에 따르면 기업이 주도하는 마케팅이 고객들의 적극적 구매 평가 시점에 미치는 영향력은 3분의 1에 불과하다. 오히려 인터넷상의 사용 후기나 지인들의 추천 등이 훨씬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드 피터슨은 “진정성은 상품의 내적 특성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상품과 서비스의 카테고리를 둘러싼 생산자·소비자·비평가 등 다양한 참여자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혜영 객원기자 aaafu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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