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덕 경위 운전면허 위조 김인옥 전 청장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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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인옥(53.여) 전 제주지방경찰청장이 강순덕(38.여.구속) 경위의 운전면허증 위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김 전 청장은 강 경위가 운전면허증을 위조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수배 중이던 건설업자 김모(52.구속)씨의 부탁을 받고 운전면허증을 위조해 준 강 경위와 명의를 빌려준 김모(46) 경감이 위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김 전 청장과 함께 서울 서부면허시험장을 찾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경감은 2003년 2월 감사원으로부터 "사기사건에 연루된 김씨가 사용한 자기앞수표 중 한 장에 김 경감의 인적사항이 이서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김 경감은 운전면허증을 위조 발급받도록 도와준 사실이 적발될 것을 우려해 강 경위와 함께 서부면허시험장을 찾아 당시 민원실장이던 김모(52.여) 경위에게 "면허 대장과 전산에 입력된 김씨 사진을 김 경감 사진으로 교체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경위가 이를 거절하자 강 경위는 친분이 두터운 김 전 청장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김 전 청장은 직접 서부면허시험장을 방문해 김 경위에게 "곤란한 처지니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김 경위가 끝까지 사진 교체를 거부하자 김 경감은 면허 대장 복사본에 자신의 사진을 붙이는 방식으로 서류를 조작, 감사원에 제출해 감사를 피했다.

이날 재소환된 김 전 청장은 "강 경위의 전화를 받고 서부면허시험장을 찾아간 것은 사실이나 위조면허증 발급 사실을 눈감아 달라며 부탁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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