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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궁 한국' 세계 과녁 금 싹쓸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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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역시 '양궁 한국'이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하늘에 잇따라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한국은 26일 밤(한국시간) 클럽 데 캄포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최종일 남녀 단체전(리커브) 결승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등 4종목을 모두 석권했다. 한국이 리커브 종목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것은 1997년 캐나다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우크라이나를 꺾고 결승에 오른 남자는 인도를 244-232로 가볍게 물리쳤다. 여자대표팀도 우크라이나를 251-237로 여유있게 누르고 동반 우승했다.

전날 벌어진 남자 개인전에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재헌(31.INI스틸)이 결승에서 일본의 모리야 류이치에게 102-101로 1점차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정재헌으로선 국제대회 개인전 첫 금메달이었다. 정재헌은 90년대 한국 남자양궁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베테랑. 하지만 2001년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코칭스태프의 강압적인 훈련방식에 불만을 품고 대표팀에서 이탈했다가 태극 마크를 박탈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정재헌은 "7년 전 돌아가신 아버님이 하늘에서 도와주신 것 같다. 팀 동료와 함께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여자부 개인전에선 아테네 올림픽 개인 은메달리스트 이성진(전북도청)이 대표팀 후배 이특영(광주체고)을 111-109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 개인 결승에서 박성현(전북도청)에게 져 은메달에 그쳤던 이성진은 이번 대회에선 준결승에서 박성현을 눌렀다. 박성현은 3, 4위 전에서 나탈리아 발레바(이탈리아)를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개인전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했다.

이성진은 "아테네올림픽 결승 때보다 더 떨렸다. 오조준에 약한 편인데 오늘은 바람이 덜 불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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