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496. 큰비·장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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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장마가 시작됐다. 지루하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비로 해마다 많은 피해가 난다는 점이 걱정이다.

비 피해를 막기 위해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내려지곤 한다. 호우(豪雨)는 줄기차게 내리는 크고 많은 비를 뜻한다. 하루 80㎜ 이상일 때 호우주의보가, 150㎜ 이상일 때 호우경보가 내려진다. 집중호우(集中豪雨)는 시간당 30㎜ 이상 내리는 비를 말한다.

그러나 모두 이해가 쉽지 않은 한자어다. '호우'에는 '好友(좋은 벗)', '好雨(알맞게 오는 비)' 등 한글로는 같은 단어가 많아 혼란스럽다. '경보'도 가볍게 걷는 '輕步'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호우' '집중호우'는 원래 우리가 쓰지 않던 일본식 한자어다. '호우'는 '큰비', '집중호우'는 '장대비'(작달비)란 순 우리말이 있다.

"호우가 예상된다" "집중호우가 내리겠다"보다 "큰비가 예상된다" "장대비가 내리겠다"가 훨씬 쉽게 와 닿는다. '주의보'와 '경보'도 다른 용어로 바꾸어 구분이 쉽도록 해야 한다.

우선 '호우'는 '큰비'로, '집중호우'는 '장대비'로 공식 용어를 바꾸는 작업이 있길 바란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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