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잠드소서" 서해교전 첫 해상 위령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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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영웅들’
3년 만에 해상 위령제 서해교전 3주기(29일)를 맞아 순직한 6명의 장병에 대한 첫 해상 위령제가 24일 오후 연평도 근해에서 거행됐다. 구축함 을지문덕 함상에서 고 박동혁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가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임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서해교전 3주기를 맞아 전사한 해군 참수리 357호 장병의 넋을 기리기 위한 해상 위령제가 24일 연평도 인근에서 처음 열렸다. 2002년 6월 29일 참수리 357호는 연평도 근해를 경계하던 중 북한 경비정의 기습공격으로 윤영하 소령 등 장병 6명이 전사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상 위령제는 서해상 전방지휘관인 임한규(해사 31기.준장) 2전투전단장의 주관으로 한국형 구축함인 을지문덕함에서 거행됐다"면서 "해상 위령제문을 낭독하고 묵념 및 위령 축원, 해상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북방한계선(NLL)을 사수하기 위해 신명을 바쳐 조국 서해바다에서 순국하신 혼령과 해군에 입대해 푸른 바다를 가슴에 품지도 못한 채 젊음을 바친 여섯 영령들이여…"라고 위령제문을 낭독했다. 위령제에서는 서해교전에 참전했던 참수리 358호 등 해군 고속정 3척이 전우의 넋을 기리는 뜻에서 해상경례를 했다. 이에 앞서 2함대는 이날 오전 사령부 내 법당에서 천도법회를 열었다.

해군 관계자는 "24일이 서해교전 3주기를 맞아 음력 기일에 해당되기 때문에 해상 위령제는 장례 절차 중 '탈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임 단장을 비롯, 당시 참수리 357호 부장이었던 이희완(해사 54기) 대위 등 현역 및 예비역 10명과 유가족 12명 등이 참석했다. 이 대위는 교전 당시 한쪽 다리를 잃었다. 유가족들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해상 위령제를 환영한다"면서 "서해교전에서 침몰한 생생한 증거인 참수리 357호를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용산전쟁기념관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kimseo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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