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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주유소 '알바' 밤엔 복싱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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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이기려고 가는 거 아닌가요?"

28일 평양에서 열리는 여자 프로복싱 남북 대결에 한국 대표로 나서는 한민주(25.리빙복싱클럽) 선수는 자신감에 넘쳤다. 그는 "많이 떨리지만 한편으론 (북한에 간다는 사실이) 흥미롭기도 하다"며 "북한 선수들이 세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해 이기고 오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대결은 그의 몫이 아니었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애당초 평양 대회에 손초롱 선수를 보내 북한의 한연순 선수와 국제여자권투협의회(WBCF) 라이트플라이급 랭킹전을 치른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손 선수가 막판 포기하는 바람에 한 선수가 대신 투입된 것이다. 한 선수는 지난해 말 한국 여자주니어플라이급 챔피언 타이틀전에서 손 선수에게 판정패했다. 한 선수의 통산전적은 4전 2승2패.

부산 출신인 그는 스물세 살 때인 2003년 5월 전 미들급 동양 챔피언인 김한철 선수의 경기를 보다가 복싱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고 한다. 같은 해 11월 프로복싱에 입문했다.

그 역시 낮엔 일하고 밤에 운동하는 '헝그리' 복서다. 부산에 있었을 땐 "젊었을 때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란 이유로 퀵서비스 배달일을 했다. 의정부에서 사는 요즘은 주유소에서 일한다.

그의 최종 목표는 트럭 운전사 출신으로 한국 최초로 여자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 된 이인영 선수처럼 세계 챔프가 되는 것이다. 황인규 관장은 "한 선수는 감각적이고 파워풀한 경기를 한다"며 "(북한 선수와) 멋진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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