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 미에 입양간 혼혈아|엄마가 되어 모국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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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쟁고아로 아버지의 나라 미국에 입양됐던 백인혼혈소녀가 23년만에 모국을 찾아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불우한 고아의 입양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5일 내한한 김미강씨 (29·미국이름「존·랜디스」·미국인디애나주고셴시).
김씨는 현재 남편「마이클·A·랜디스」씨(29·기사)와 사이에「디애너」(3)「카라」(1) 양 등 딸만 둘 두고 있어 이번에 한국인 사내아이를 양자로 맞기 위해 남편과 함께 왔다.
김씨가 미국에 입양된 것은 6살 때인 59년. 백인 미군병사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씨는 부산에서 어머니 김씨(이름은 기억하지 못함)와 함께 살다 59년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캔자스주에 살고있는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김씨는 갠자스주에 있는 히스턴대학과 고셴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 피아노 개인교사로 가사를 돌보고 있다.
남편 「랜디스」씨와는 히스턴대학 시절 2년 동안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남편의 수입이 연봉 2만 달러로 중류가정.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미모의 김씨는 한국말이라고는『엄마』『아빠』『학교』밖에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고.
김씨는 자신이 한국을 찾아 한국의 어린이를 입양하려고 한 것은 그가 어렸을 때 받았던 「모국의 은혜」에 보답하고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사랑의 고마움을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 부부는 10일 홀트아동복지회의 주선으로 10개월 된 사내아이를 양자로 입양했다.
김씨는 모처럼 한국에 왔던 길에 어렸을 때 자신의 장래를 위해 이별의 아픔을 이기면서도 미국으로 입양을 주선했던 어머니를 찾고 싶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어렸을 때 부산에서 성이 김씨인 어머니와 외할머니 등 세시구가 살았다는 것 밖에 자세한 기억을 못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20일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정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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