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 금강송, 자연 용출수 온천 … 덕구계곡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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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북 울진은 울릉도를 제외하곤 대구에서 가장 접근이 어려운 지역이다. 그래서 거꾸로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울진의 북단인 북면 덕구리 덕구계곡과 덕구온천은 가을이 가기 전에 들를 만한 심신 치유 여행지다.

 지난 18일 오전 5시30분 숙소를 나와 동료 셋과 응봉산 덕구계곡을 찾았다. 스마트폰 전등으로 깜깜한 길을 비추며 계곡을 올랐다. 제법 손이 시리다. 계곡의 초입에 덕구계곡의 명물인 금문교가 나타났다. 울진군이 2003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축소해 만든 다리다. 덕구계곡에는 제1교 금문교부터 제13교 포스교까지 국내외 유명 다리 13개가 놓여 있다.

 목적지인 원탕까지는 4㎞. 원탕은 계곡 아래 덕구온천으로 보내는 온천수가 나는 곳이다. 계곡을 따라 전봇대 굵기의 온천수 송수관이 설치돼 있다. 30분쯤 지나 여명에 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곡 옆 쭉쭉 뻗은 금강송에는 ‘미인 금강송’이라는 명패가 걸려 있다. 천연기념물 산양 서식지를 알리는 플래카드도 보인다.

 나무는 이제 막 붉고 노란 잎을 하나 둘 선보이고 있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이달 말쯤 단풍이 물들면 일대는 선경이 된다”고 말했다. 불국사의 청운교·백운교를 지나 제12교 장제이교를 건너자 계곡 위쪽에 하늘로 솟아오르는 온천수가 나타난다. 용출수 뒤쪽엔 족욕 체험장이 있다. 발을 넣었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진다. 43도 알칼리성 온천수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들여다본 계곡 물은 말 그대로 명경지수다. 계곡으로 아침 햇살이 비친다. 산행 뒤 들어간 덕구온천은 도시에서 찌든 심신을 어루만지기에 충분했다. 데우지 않는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수 온천이다. 김상열 울진경찰서장은 ‘여울목(여행은 울진이 목적지다)’이란 구호를 외쳤고, 임광원 울진군수는 “청정 울진은 하루 묵을 준비만 하면 볼거리·먹을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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