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진의 깃발은 올랐다(3)|27일 개막 앞둔 각 팀 이모저모|삼성라이온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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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황금의 사자군단 삼성라이온즈는 프로야구 6개 구단 중 가장 화려한 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삼성라이온즈가 역사적인 한국프로야구의 첫 챔피언의 영예를 차지할 것이라고 단언하고있다.
베스트 9가운데 이선희·황규봉 두 투수를 비롯, 배대웅·천보성·이만수·오대석·김한근 등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도 귀에 익은 이름들이다.
좌완 이선희(27)와 우완 황규봉(30)의 철벽마운드가 사자의 이빨이라면 1루수 함학수(27) , 2루수 배대웅(28), 3루수 천보성(29), 유격수 오대석(24)의 내야는 사자의 양 발톱이다. 여기에 대학야구의 강타자이자 튼튼한 어깨의 포수 이만수가 버티고 있으니 국가대표 군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백수의 왕」사자답게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팀을 와해시킬 수 있는 막강 진용이다.
황규봉과 철벽 마운드를 구축한 이선희는 지난77년 중미 니카라과에서 열린 제3회 슈퍼월드컵야구대회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아마야구 세계정상을 차지할 때의 주역. 이는 이 대회에서 최우수 선수·최다 승리투수(5승2패)·구원투수(6게임)상을 휩쓸었다. 절묘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이선희는 80년 일본도오꾜의 제26회 세계아마선수권대회에서도 한국준우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 3년간 팔이 밑으로 처져 커브의 위력이 둔화돼 다소 부진했으나 이제 드로프를 주무기로 하여 멋진 피칭을 선보이겠다』는 이는 『최다 승리 투수나 방어율 우수 투수 중 하나는 나의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황규봉은 73년 제10회 마닐라아시아선수권 대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우완의 에이스.
이들 콤비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다시 고향 대구의 마운드에 서게된 것은 꼭 10년 만이다. 72년 제6회 대통령배 고교대회에서 경북고가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할 때 이들은 모두 3학년으로 주전이었다. 이때 정구왕·함학수·박찬(이상3년)·서정환(2년)은 타력으로 일조를 했고, 감독도 서영무 현 삼성라이온즈 사령탑.
10년만에 프로야구라는 같은 배에 동승한 이들의 팀웍과 패기 찬 의욕이 사자군단을 더욱 막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10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자』는 기치아래 삼성라이온즈는 지난달18일부터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새 출발, 새 주역이 되기 위해 고된 강훈을 쌓고있다.
고교감독16년, 대학감독6년 등 22년간 고교·대학의 사령탑만을 맡으면서 우승의 신화를 수없이 창조해낸 명장 서영무 감독은 철벽의 수비와 정신력의 야구로서 「근성 있는 팀」을 만들기에 각오가 대단하다.
△어린이에게 꿈을 주자 △국민에게 사랑 받자 △최고의 기술을 연마하자 등 3가지를 야구부 부훈으로 선정, 50승 고지를 향해 매진하고있다.
삼성라이온즈는 본거지 대구에 아파트(43평) 3동을 각9백만 원에 전세를 얻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연고지 시민과 야구를 통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
그래서「내 고장의 삼섬성이온즈」로 성장하자는 것이다. 선수들의 숙소에는 TV·전축·운동기구·오락기구 등 일체의 부대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체계적인 팀의 선두로 나서고 있다.
팀타율 2할7푼에 50승 고지를 향해 우렁찬 행진을 선언한 사자군단에 팬들의 기대와 흥미가 더없이 크다. <대구=조이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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