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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업회 사장 장태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전수경사령관 장태완예비역소장이 26일 한국증권전산사장에 취임했다.
『헛나이야 내가 몇살 더먹었어도 사회의 선배이니 앞으로 지도펀달을 부탁드립니다-.』오히려 낭패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겸손한 매너다.
그러나 이야기가 자신의 군경력쪽에 미치자 금새 붉어진 표정으로 진지하게 소신을 피력해 나간다.
「군대의 존재이유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군인의 최대명예는 전쟁에서 죽는것입니다. 6·25때 소대장으로수백회에 걸쳐 돌격했으면서 당시 죽아간 전우들과 함께 산화하지 못했던것을 늘 부끄럽게 느끼고 있읍니다.
지금도 나는 군복은 벗었으되 죽는날까지 군인일 것입니다. 사회인으로서의 백지출발이지만 군인으로서의 사명감을 다한다면 최소한 맡은 소임은 해낼수 있겠지요.』
목청이 한 옥타브 높아지면서 장군 일자눈빛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30년동안 몸바쳐온 습성을 하루아침에 바꿀수 있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어색한 양복차림에 작은 체구인데도 옷음소리는 때우 컸다.
-쉬는동안 무슨일로 소일하셨는지요.
『심산유곡을 찾아다니거나 책을 읽었지요. 책은 주로 종교·철학관계서적이었는데 제법법 읽었어요. 2백권 정도는 될겁니다.
그러나 참 허전하더군요. 군인이란 직속장관에 대한 충성을 통해 국가 민족에게 목숨을 바치는 것인데 예편을하니 직속상관이 있어야지요. 이젠 다시 자그마한 직장이나마 책임을 맡고 직속상관도 생겼으니 다행입니다(웃음). 』
-평소 취미생활로 즐기시는 것이 있으면-.
『없어요. 유일한 취미라면 군시절에 부하들과 함께 막걸리 마시는 것이었지요. 막걸리장군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였는데 최근들어서는 주량도 많이 줄었읍니다.』
그러나 막걸리생각이 나면 언제라도 찾아오라며 또한 차례 소탈하게 웃어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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