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행 실업축구 1·2부 리그 평가기준 모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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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실업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인 l, 2부 리그의 디비전 시스템 창설계획이 대한축구협회가 운영의 묘를 살리지 못함으로써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8개의 군·실업팀들을 1, 2부로 나누기 위한 평가기준으로 올해의 코리언 리그전적 뿐만 아니라 작년과 재작년의 실업리그 전적까지 포함하여 종합 순위를 측정키로 함으로써 일부 팀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협회의 이러한 방침 때문에 작년 실업리그에 불참했던 서울시청을 비롯, 대우·외환은·현대자동차 등 4개 팀은 이미 2부 리그로 떨어질 것이 사실상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재작년 불참 팀인 서울신탁은도 마찬가지 케이스다.
또 올해의 코리언·리그에도 불참할 경우 모든 전적이 몰수되므로 오는 6월부터 7월까지 남미원정을 떠날 포항제철팀도 2부로의 전락을 면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따라서 내년에 출범할 1, 2부 리그의 분리 운영은 대우·서울시청·포항제철 등 실업축구의 가장 노론자위인 강팀들이 대거 2부 리그에 머무르는 기현상을 빚게 되었다.
1, 2부 리그의 분리는 수준 급의 정예팀들만의 경기(1부 리그)를 집중적으로 거행함으로써 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축구인 들은 포항제철의 경우는 불가피하지만 작년도 실업리그 전적을 평가기준에 포함시킴으로써 대우와 서울시청에 핸디캡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축구협회를 비난했다.
이들은 올해부터 축구협회가 실업연맹 등 산하 단체를 폐합시켜 통합단체로 재출발한 이상 작년에 실업연맹이 주최했던 허점 투성이의 실업리그를 참작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에는 조광래 강신우 최경식 장외룡, 포항제철에는 최순호 신상근, 서울시청에는 권오손 등의 국가대표선수가 대거 포함되어있어 이들이 뛰지 않는 1부 리그는 아무런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 틀림없다.
더구나 내년 봄 대학을 졸업할 국가대표 주전 정해원 이태호도 대우에 입단할 예정이므로 스타플레이어들은 거의 2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넌센스를 빚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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