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평생 직업관·전문가 정신 결여 젊은이 위한 직업교육 확대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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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홍재룡<무직·61·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605>
예부터 땀 흘리지 않고 놀고먹는 사람을 「불한당」이라 했다.
동서고금 어느 사회이고 불한당은 있었다. 『일하자. 더욱 일하자. 끝까지 일하라』.
이 말은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외쳤던 말이다. 지금 라인강변의 울창한 푸른 삼림은 서독의 부와 희망과 용기와 약동하는 생명을 과시하고 있다. 오늘의 서독의 힘은 게르만적 규율과 질서에서 얻을 수 있었고 특히 기술자를 절대 우대하는데 있다고 한다.
마이스터란 뭐든 한가지 일을 터득한 사람을 가리키는 독일 말이다.
기를 체득했으며 그 나름의 관록도 붙은지라 그 말엔 「존경할 어른」이란 뜻도 담겨있다고 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닦게 하는 일종의 직업 교육인 이 마이스터제는 중세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독일사람들의 귀중한 민족적 유산이기도 하다.
인간의 가장 고귀하고 성스러운 모습은 땀 흘리는 모습이다.
무더운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는 농부의 모습, 수천 도의 용광로 옆에서 땀으로 목욕하는 기술자의 모습이 성스럽고·고귀한 모습인 것이다. 『일일부작이면 일일부식』이란 말이 있다.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먹지 말라는 뜻이다.
우리의 많은 청소년들은 무턱대고 대학에만 가려고 무리를 하지 말고 견습공·숙련공·전문기술(마이스터)의 한길로 정진할 수 있는 직업교육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에겐 평생 직업 관이나 마에스토로 정신이 결여되어 있다.
기술 한국을 과시하려면 우리는 4대째 혹은 10대째 『××장이요』하는 국보급 마에스토로들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난 26회 국제기능 올림픽대회에서 4연패의 세계 신기록을 세운 우리 나라 대표 선수단과 지금까지 국제 대회에서 공을 세워 온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메달리스트들의 앞날에 축복과 대성이 있기를 기원하고 그들의 인간만세에 찬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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