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많다. 버스에서 남의 발을 밟고도 아무런 사과도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옷깃만 스쳐도 『미안하다』말하는 사람도 있다.
조그만 일에도 불같이 성을 내는 사람도 있으며, 아주 어려운 형편에서도 늘 웃을 수 있는 사람도 있다.
똑같은 사람이면서도 왜 이같이 천차만별이 나는 것일까.
학자들은 그 이유로 유전과 대뇌피질의 영향력을 들고 있다.
유전은 조상에게서 물려받는 선천적인 것이므로 어쩔 수 없지만 대뇌피질의 영향력은 후천적으로 조절이 가능하다.
인체는 이렇게 유전이라는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환경·교육 등에 의해 후천성으로 수정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 두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처음 태내에서 수정된 세포가 분열될 때 생기는 뇌간과 척수계가 있고, 그 다음 형성되어 가는 지상하부라는 것이 있으며 비교적 늦게 형성되는 신피질계라는 것이 있다.
뇌간과 척수계는 인간의 근본활동인 반사작용과 조절작용을 맡고 있으며, 구피질과 고피질로 된 친상하부는 본능적인 행동과 감정적인 행동을 관장하고 있다.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피질은 소위 이성을 관장하는 곳으로 적응력과 창조를 맡고 있다.
뇌의 발달을 보면 인간이 태어날 때 뇌간이나 시상하부 등은 이미 인간의 본능으로 채워져 있지만 신피질은 거의 아무 것도 기록되지 않은 흰 노트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흰 노트인 신피질(대뇌우구)은 본능적으로 나가려는 시장하부를 포위하듯이 둘러싸 시상하부의 본능이 튀어나오려는 것을 적절히 억제하고 있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이 노트를 비워놓는다든지 쓸데없는 것만으로 채운 사람들은 신피질의 본능 억제능력이 없어 충동적인 경향으로 흐르게 된다.
태어나면서부터 부국의 사람, 가정의 화목, 좋은 생활환경, 부모의 몸가짐, 학교교육, 친구와의 대화, 독서 등에 따라 이 노트에 채워지는 내용이 다르게 된다. 따라서 신피질을 채운 내용이 높은 뜻을 가질 때 인간은 본능을 억제할 수 있는 성인이 되고, 잡다한 쓰레기 같은 것으로 채울 때 살인범·사기꾼 등으로 변할 수 있다.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면 이성을 담당한 신피질이 마비되어 상대적으로 본능이 제 세상을 만났다고 날뛰게 된다.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불끈 화를 내거나 싸움을 하고 물건을 부수는 일을 서슴없이 하게된다.
이 세상에는 이 숭고한 신피질에 잡동사니를 집어넣어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기를 임신했을 때부터 높은 뜻을 신피질에 기록할 수 있도록 부모나 사회가 좀더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