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1,500도의 고열서도 끄떡없는 「뉴 세라믹스」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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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에너지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인류의 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뉴 세라믹스(도자)와 아몰퍼스 실리콘(비정질규소)이 펼치는 재료혁명은 이제 실용화단계의 문턱을 넘어섰다.
현재 뉴 세라믹스가 가장 각광을 받는 분야는 자동차엔진.
자동차 엔진내부에서 연료가 폭발할 때 발생되는 열은 섭씨 8백∼9백도. 그러나 초 내열합금이라 해도 사용온도의 상한선은 약1천도에 불과하며, 더우기 6백도 정도가 되면 강도가 크게 약화된다. 따라서 현재의 자동차엔진은 물, 또는 공기로 계속 냉각시켜 주어야만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세라믹스의 경우, 이런 단점이 전혀 없다. 세라믹스는 초합금도 녹아버릴 1천 5백도의 고온에서도 강도가 변하지 않는다.
이웃 일본에서는 이미 작년 세계최초로 세라믹디젤엔진의 제작에 성공했다.
현재 사용되는 가솔린엔진의 열효율은 불과 22∼23%, 그 나머지 중 약 25%는 엔진 냉각으로, 34%는 배기가스로, 20%는 기어 등 주행장치의 마찰열로 사라져 버린다. 디젤엔진의 열효율은 이보다 약간 높은 33%수준이지만 역시 67%는 헛되이 소모된다.
따라서 냉각장치가 필요 없는 세라믹엔진을 사용하고 거기다 배기가스를 재 이용하는 장치를 부착한다면 열효율이 가솔린엔진은 48%로, 디젤엔진은 무려 60%이상으로 배 이상이나 높아진다.
세라믹스는 이런 내열성, 경도뿐 아니라 전기절연성이 우수하고, 마모되지 않으며 부식되지도 않아 IC(집적회로), LSI(대단위 집적회로) 등의 표면용기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전자기적, 열적, 기계적 기능 외에도 세라믹스는 단결정 사파이어처럼 인체 안에서 거부반응을 안 일으키기 때문에 인공치아나 인공 뼈 등 의료용 재료로도 우수한 가치를 인정받아 앞으로 노령화 사회의 상품으로도 주목을 받고있다.
○…재료혁명에 있어 또 하나의 주역은 태양전지에서 사용되는 아몰퍼스 실리콘.
아몰퍼스란 비결정이란 의미다. 즉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지 않고 제멋대로 자리를 잡은 구조를 말한다.
그러나 이 멋대로 된 아몰퍼스 실리콘이 갖고있는 물리화학적·광학적 능력은 현재 사용중인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우수하다.
현재 사용되는 태양전지의 제조단가는 W당 약 1만 2천원. 가정에서 필요한 30암페어(3kw)의 전력을 얻기 위해서는 전지 값만도 약 4천 만원이란 거금이 된다. 그러나 아몰퍼스 실리콘 태양전지의 경우 1백 분의 1이하로 가격이 낮아진다.
이는 제조방법이 간단해 이에 소모되는 에너지가 30분의 1 이하로 줄어들고, 두께도 1미크론(1천 분의 1) 이하에 불과해 재료의 소모가 3백 분의 1 이하로 줄어들며 기판도 값싼 유리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본 문예춘추 3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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