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전력」 그대로 드러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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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캘커타=외신 종합】한국대표 화랑이 아시아 축구의 2류인 인도와 2-2로 비겼다. 작년 말 대폭적인 개편으로 새 출발을 다짐한 이후 첫 국제경기에서의 충격적인 실패작이며 일부 선수의 이탈과 부상 등으로 인한 훈련 부실이 가져온 불안한 전력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화랑은 18일 캘거타의 이든가든즈 경기장에서 벌어진 제1회 네루 골드컵 인도국제축구대회 3일째 첫 경기에서 주최국 인도와 대결, 전반에 한 골을 선취 당한 후 후반 2골을 넣어 역전승을 거두는 듯 했으나 경기종료 직전에 또 실점,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화랑은 전반 초 장신의 인도보다 한 수위의 정교한 패스웍으로 경기를 주도, 낙승이 예상되었으나 전·후반 2개의 패널티킥을 인도 GK 「바스카르·강굴리」의 가슴에 안겨주는 어처구니없는 실축이 화근, 자멸하고 말았다.
전반 13분 화랑은 첫 페널티킥을 얻어 FW 최순호가 맡았으나 힘없이 구르는 실축을 범해 가벼운 선제 찬스를 날려버렸다. 최는 국내에서의 강훈에 불참하다가 출국직전에 팀에 합류했다.
인도는 사기가 올라 이후 맹렬한 공세를 감행, 전반종료 4분전 HB 「프라산타·바네르지」가 약 20m거리의 통렬한 중거리 슛을 네트에 꽂아 리드를 잡았다.
화랑은 후반들어 사력을 다한 총 공세를 퍼부었으나 인도의 두터운 밀집방어를 뚫지 못해 고전했으며 후반 1분 다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지 못했고 그 직후의 혼전 중 HB 황석근이 흐르는 볼을 가볍게 밀어 넣어 간신히 1-1 타이를 이뤘다.
화랑은 후반종료 약 4분전 신진 FB 정종수가 단독드리블로 인도문전까지 쇄도하여 볼을 슬쩍 띄워 올린 것이 인도 FB 「바타차르지」의 몸을 맞고 골인, 대세를 역전시켰다.
그러나 경기종료 불과 1분전 인도 최후의 공세 때 FB 백치수가 인도 FW 「보세」를 차징, FB 「바타차르지」에 뼈아픈 동점 페널티킥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주심의 편파적 판정이 인도를 크게 도왔으나 화랑은 과거 인도를 압도하던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해 슬럼프에 빠져있음을 실증했다.
화랑은 20일 우루과이와 2차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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