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후 축구 안목 높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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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얼마나 잘 하기에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하나."

지난주 이탈리아 그라디스카시티컵 국제 청소년축구대회에서 우승한 청소년축구대표팀(17세 이하)을 보는 축구팬들의 시선에는 놀라움과 뿌듯함이 담겨 있다.

윤덕여(42.사진)감독이 이끄는 이 팀은 지난해 9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당시 16세 이하) 우승을 차지해 올해 8월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따내더니 지난 1월 러시아 8개국 친선대회에서도 우승컵을 안았다.

국제대회 3연속 우승에다 20경기 무패(14승6무)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28일 윤감독을 만났다.

-이탈리아 현지 반응은 어땠나.

"지난해 월드컵 때의 앙금이 남아있어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직도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 개막경기에 AC 밀란과 우리를 붙여놓은 것도 '한국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의도였다. 이탈리아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두골을 먹었지만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고, 끝내 동점골을 넣어 2-2로 비겼다. 그러자 분위기가 우리를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한국 선수들이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던데.

"득점왕에 오른 한동원과 미드필더 안상현(이상 안양 LG), 수비수 정인환(용인 FC)에 대해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 밀란과 브레시아가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대회가 끝난 뒤 일주일 정도 테스트를 하고 싶다'고 했지만 안된다고 했다. 혹시 소속팀으로 영입 제의가 왔을지도 모르겠다."

-국제대회 3연속 우승의 비결을 꼽는다면.

"지난해 월드컵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읽는 눈이 밝아졌다. 또 선배들의 위업을 이어야 한다는 책임의식, 어느 팀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도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훈련은 어떻게 해왔나.

"한달에 10일 정도 파주 NFC에서 합숙훈련을 했다. 아직 성장 중인 선수들이라 몸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균형감각.순발력 훈련에 주력했다. 또 꾸준히 포백 시스템으로 훈련해 선수들의 적응력과 이해도도 높다."

-5월말에 부산에서 4개국 대회가 있는데.

"양동현.강진욱 등 프랑스 유학파들도 불러들여 베스트 멤버를 짤 생각이다. 그동안 외국에서만 경기를 해와 우리 팀 경기를 보지 못한 국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정영재 기자, 사진=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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