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영재들 북적 양평미술관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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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 6번 국도변에 있는 양평군립미술관이 서울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2011년 12월 양평군이 80억원을 들여 지은 이 미술관에는 지난 3년간 42만여 명이 다녀갔다. 양평군 인구 10만6000여 명의 4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서울에서 찾아온 관람객이 전체의 3분의 2나 된다.

 미술관의 성공에는 25년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미술전 기획전시 및 공연 기획을 맡았던 이철순(58) 관장의 역할이 컸다. 이 관장은 수준 높은 테마형 전시를 잇따라 선보이는 동시에 체험과 이벤트가 어우러진 복합 교육·예술공간으로 미술관을 탈바꿈시켰다.

 특히 체험학습을 통한 독창적인 미술교육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서울시 영재미술반은 지난 3년간 500여 명의 학생을 이곳에 보내 체험학습을 받게 했다. 지난 8월엔 서울 강서교육청 영재미술반 초중생들도 이곳을 찾았다. 상상공간, 작가 따라하기, 공작 만들기, 포토 아트, 수리적 탐구, 과학적 이해 등의 분야를 미술을 활용해 창의적으로 배우는 공간으로 사용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미술관은 계절별로 주제를 달리 한 테마전시도 선보이고 있다. 31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는 ‘대화’를 주제로 하는 기획전도 연다. 설치·평면·입체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소통과 화합의 중요성을 알리려는 의도다. 정경자·김의웅·송용씨 등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들의 기획전도 마련한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미한 이벤트도 활발하다. 작가와의 만남을 비롯해 음악회·뮤지컬·행위예술·뮤직쇼 등을 열고 다양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가족 단위로 찾는 관람객이 늘면서 고객 관리에도 본격 나섰다. 2번 이상 관람하러 온 6000여 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e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각종 행사와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관장은 “참여형 미술관을 정착시켜 시민들이 더욱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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