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정부 출범시킬 거국회의 내달 개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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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이라크의 각 정파 지도자들은 28일 미 군정 주재 아래 회의를 열고 한달 안에 '이라크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거국회의'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이라크국민회의(INC).쿠르드민주당(KDP).쿠르드애국동맹(PDK) 등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과 부족 지도자 2백50여명은 이날 제이 가너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장과 잘마이 칼릴자드 미 대통령 특사가 바그다드에서 주재한 회의에 참석, 10여시간 동안 격론을 벌인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회의가 끝난 뒤 칼릴자드 특사는 "과도정부의 구성원을 선출해 (과도)정부를 출범시킬 거국회의를 한달 안에 열기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회의에선 과도정부가 지켜야 할 원칙들(표참조)도 채택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엔 주요 반체제 인사들이 불참하고, 참석자들 간에 미군의 점령기간을 놓고 격론이 벌어져 미국의 과도정부 수립 청사진이 난항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들이 지적했다.

시아파 반체제 단체 중 최대규모인 이슬람 혁명최고회의(SAIRI) 및 미 국방부가 과도정부 지도자 후보로 밀어온 이라크 국민의회 등 주요 단체들은 미군의 이라크 지배에 대한 항의 표시로 지도자 대신 대리인을 파견했다.

또 후세인 정권 시절 망명했다 귀환한 인사들은 "미군의 신속한 철수"를 요구한 반면 후세인 정권의 탄압을 받아온 국내파 인사들은 이라크의 자치능력에 회의를 표시하며 "과도정부 통치기간 중에는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내부 갈등 양상도 벌어졌다. 이날 바그다드 시내에서는 시아파 교도 주민 수천명이 "이라크엔 이슬람 정권"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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