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교육제도는] 초1부터 '영어+□' 이중 언어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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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교육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실시하는 이중언어 교육이다. 싱가포르는 다인종·다문화 국가로 영어 외에 말레이어·중국어·타밀어(인도어) 등이 공용어다. 싱가포르 학생은 초1 때부터 영어와 이 세 개 언어 중 하나를 선택해 배워야 한다. 제2외국어로써가 아니라 모국어(Mother Tongue)를 익히는 개념이다. 각 민족 언어를 학교 정규과정에서 배우도록 교육 시스템이 보장하는 셈이다.

또 공교육에서도 철저한 수준별 맞춤 교육을 한다. 초1부터 고3까지 모두 비슷한 교육을 받는 한국과는 다르다. 싱가포르 학제는 보통 초등학교(프라이머리스쿨) 6년, 중학교(세컨더리 스쿨) 4년, 고등학교(주니어컬리지) 2년으로 이뤄지는데, 중학교 때부터 수준별 교육을 한다.

중학교에 진학할 때는 초등학교 6학년 말에 치르는 졸업시험(PSLE· Primary School Leaving Exam) 결과에 따라 세 개 과정으로 나뉜다. 특별(Special)·고속(Express)·보통(Normal) 과정이다. 특별 과정은 대략 상위 10%, 고속 과정은 특별 과정을 제외한 상위 50%, 보통 과정은 하위 40%에 속한 학생이 진학한다. 학교가 다른 게 아니라 한 학교 안에서 반으로 구분한다. 한국으로 치면 우열반인 셈이다.

특별·고속·보통 과정은 수준만 차이 나는 게 아니라 학제도 다르다. 특별·고속 과정은 중학 과정을 4년에 마치지만 보통 과정은 5년제다. 또 특별·고속 과정 학생은 대개 고등학교 진학을 목표로 한 보다 높은 수준의 중학교 졸업시험(GCE ‘O’레벨)을 준비하지만, 보통 과정 학생은 4학년 때 평가 결과에 따라 진로가 갈린다. 여기서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만 5학년으로 진급하고 나머지는 재수하거나 취업한다.

중학교 졸업시험 성적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도 달라진다. 크게 인문계와 전문계로 나뉘는데, 성적이 좋은 학생만 인문계로 진학할 수 있다. 인문계는 대학 전 과정 성격이 짙어 ‘대학예비과정’이라고도 불리는데, 2년제 주니어칼리지와 3년제 심화학교 과정으로 다시 나뉜다.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 없거나 중학교 졸업시험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 선택하는 게 전문계다.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에 진학할 나이지만 고교 진학 대신 싱가포르 기술전문학교인 폴리테크닉(Polytechnic)이나 직업훈련을 하는 기술교육원(ITE·Institute of Technical Education)에 들어간다. 이는 한국의 전문대에 해당한다. 인문계를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인기가 많다. 3년 과정으로, 보통 실습 위주로 교육한다. 졸업과 동시에 수료증(diploma)을 받고 대부분 취업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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