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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원시림에 설화 만발…겨울 산의 신비가 그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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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입춘(입춘)을 지나면서 기승을 부리던 추위도 물러가고 본격 등산 철이 시작됐다. 움츠러들었던 몸의 기지개를 켜고 밝은 마음으로 산행에 나서는 것도 새 봄맞이의 한 방법이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은 소백산 등산코스. 자연경관이 수려한데다 아직 채 눈발이 가시지 않아 마치 설원(설원)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더우기 이곳은 제천(아니면 단양)∼구인사(구인사)∼비로봉∼천(천)동굴∼단양을 연결하는 동굴관람을 겸한 등산코스(1박2일 코스)가 새로 개발되면서부터 한층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소백산은 본시「한국의 알프스」로 일컬어 오는 곳.
설악산이 우락부락한 장정(장정)의 형상이라면 소백산은 화사한 새색시의 모습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해서 등산객의 발길이 연일 끊이지 않아 왔다.
특히 이곳은 이웃한 고수(고수)동굴과 단양팔경관광을 곁들여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서도 일석이조(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엔 안성마춤인 곳이다.
지금까지 소백산 등정의 경우, 대부분이 경북 풍기를 기점으로 한 배점리의 초암사(초암사)∼국망산(국망산)코스 아니면 희방사(희방사)∼연화봉(연화봉)코스.
이 두 코스는 비록 잘 알려지긴 했어도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1천3백49m의 정상엔 미처 오르지 못할 때가 많아 제 맛을 잃기 십상이었다.
새로 개발된 등산코스는 바로 이점에 착안, 충북 단양군 가곡면에 위치한 구인사를 시발점으로 삼아 신선봉을 거쳐 국망봉·비로봉을 차례로 통과, 다시 단양이나 제천 쪽으로 하산한다는 게 특색. 그만큼 소백산 등정의 묘미를 더해주는 셈이다.
구인사는 한국불교의 양대 산맥의 하나인 천태종(천태종)의 본산. 한꺼번에 3천명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그 규모가 엄청난데다 절을 둘러싸고 펼쳐진 주위경관이 빼어나 찾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구인사에서 신선봉에 이르는 등산로는 바람에 일렁이듯 온갖 아름드리 등걸나무들이 즐비해 태고(태고)의 역사를 말해주고, 내뻗친 4km 남짓한 계곡코스는 연방 탄성을 자아내듯 때묻지 않은 자연의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계속되는 계곡코스를 타고 오르면 해발1천4백여m의 신선봉. 신선봉은 말 그대로 신선이 노니는 양 자태가 요염할 뿐 아니라 운치 또한 가관이다.
다시 소백산의 정상으로 통칭되는 국망봉(1천4백21m) 행-. 장장 10km나 뻗어있는 능선 길은 마치 설원을 방불, 겨울산행의 참 맛을 만끽하게 해준다.
신선∼국망∼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고봉준령의 능선은 행여 19살 처녀의 앳된 젖무덤을 옮겨놓은 듯 아담하고 고운 선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가파른 능선 길을 따라 한 1시간 남짓 오르노라면 곧이어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 산정. 눈밭에 어우러지는 설원 고봉의 아뜩함에서 등산객들은 피로도 잊은 채 절로 시인묵객이 되고 만다.
소백산의 정상은 완만한 구릉처럼 부드러운 초장(초장)으로 가꿔진 게 특색중의 하나. 이 일대는 초원지대로 여름철이면 에델바이스 등 온갖 고산 초화가 만발, 소위「천상의 화원」을 연출해내고 있다.
게다가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남쪽엔 비로폭포의 웅자가 드러나 있고, 서북쪽 기슭엔 주목(주목)의 대 군락이 원시림을 이루고있어 특히 장관이다.
하산 길은 왼쪽(서남쪽)으로 이어진 연화봉(전체관측소가 있음)으로 코스를 잡아 희방사 역으로 향하는 경우와 곧바로 단양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는데, 천동굴을 관람하려면 단양쪽 코스를 잡도록 한다.
천동굴은 지하에 무수히 전개되는 갖가지 형태의 석순·석탑·종유석·용암이 즐비한데다 수정같이 맑고 정교한 비경(비경)을 담고있는 천연의 보고(보고). 고수동굴과 함께 단양 10경으로까지 불리고있다.
연4백30m에 이르는 이 속에는 특히 다른 동굴 중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동굴퇴적물이 풍부해 국내외학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가치도 아울러 지니고있는 곳이기도 하다.
귀로에 시간만 충분하다면 이곳에서 3·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고수동굴이나 단양팔경 가운데 일경(일경)이라도 관람해보는 것도 산행의 묘미를 더해주는 까닭에 권해봄직하다.
▲교통편=청량리에서 제천 경유 단양행 중앙선을 이용한다. 제천까지 소요시간3시간45분, 요금은 특급이1천8백 원, 직행버스는 1천7백 원. 단양에서 하차할 경우는 특급이 2천1백 원이며, 버스는 2천 원 안팎. 소요시간 4시간.
구인사까지는 수시로 운행되는 제천∼구인사행(1시간 소요 6백40원)이나 단양∼구인사행 (1시간20분 소요 7백 원)버스를 이용.
천동굴∼단양간은 13km로 시내버스를 이용한다. 30분 소요, 2백50원.
▲숙박=구인사에서는 숙박업소가 따로 없는 대신 민박이 용이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별미(1인1식, 1천5백 원)도 곁들일 수 있다. 민박할 경우 ,하루에 4천∼5천 원 정도.
단양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단체숙소는 물론이거니와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이용하는데는 조금도 불편이 없다. <도움말=조두현 한국산악회이사><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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