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국제학교 인질극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16일 국제학교 인질사태가 발생했던 캄보디아 시엠레압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앙코르와트에 인접한 곳으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거쳐 앙코르와트로 들어가고 있어 캄보디아 최대의 관광도시로 꼽힌다.

이곳에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부유층과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들의 부모도 여행사.식당.선물가게 등 대부분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사태가 발생한 시엠레압 국제학교(SRIS)도 이 같은 부유층 자녀들을 교육하기 위해 2003년 말 새로 문을 열었다.

키유 칸하리스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은 "인질범들은 캄보디아 자유투쟁가(Cambodian Freedom Fighters)의 소속원이거나 캄보디아 관광산업을 방해하기 위해 고용된 사람들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괴한 4명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이하 현지시간) 복면을 하고 시엠레압 국제학교에 전격 진입했다. 인질범들은 이후 학교를 겹겹이 에워싼 경찰들과 휴대전화를 통해 협상을 계속했다.

현지 경찰은 인질범들과의 협상 과정에서 몇 차례에 걸쳐 인질들을 빼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당초 70여명에 달했던 인질들이 진압 직전에는 학생 29명과 교사 1명 등 총 30명까지 줄었다.

오후 3시. 현지 경찰이 전격적으로 진압작전에 나섰다. 프락 칸토에운 캄보디아 해병대 사령관은 "경찰이 학교 건물 밖에서 몇 차례 위협사격을 가한 뒤 인질범들에게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 이어 경찰이 인질범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지 목격자들은 "인질범들이 당초 요구했던 미니밴과 돈이 도착하자 차에 타기 위해 학교 건물 밖으로 나왔고, 이때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막판까지 한국인 학생 5명이 붙잡혀 있었지만 모두 무사히 풀려났다.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은 "억류됐던 한국인 학생들은 남자 2명과 여자 3명으로, 4~6세의 어린 아이들이었다"고 밝혔다.

박신홍.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