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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행복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60년에 우리나라 가족중 3세대이상이 함께 사는 대가족은 29·3%였다. 그게 75년엔 20·15%로 감소했다. 특히 도시는 14·3%였다.
어제 중앙일보에 보도된 한 조사에 의하면 가임여성의 출산율도 현저히 떨어졌다.
45년에 평균 6·1명, 60년에 6·3명이던 것이 75년엔 3·7명, 78년엔 2·7명이 되었다.
미국에서도 소가족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80년의 국제조사결과 가구당가족수는 10년전에 3·1명이던 것이 2·7명이 되었다.
뉴욕은 이미 한가족 평균인구가 2명을 밑돌게 되었다.
이런 가족감소현상은 주로 자녀출산율의 저하에 그 원인이 있다. 여배의 신장, 결혼율의 감소, 이혼의 증가, 피임수단의 보급, 심지어는 동성결혼등의 이유도있다.
일본에서도 똑같은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후생생조사로는 65년에 54·9%였던 핵가족가구가 80년엔 60·3%로 늘었다. 이혼율도 80년에 14만2천쌍으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성의 출산율도 70년에 2·1명이던 것이 80년엔 1·7명이 됐다.
핵가족화를 넘은「소가족화」는 이제 세계적 현상이 되고있다.
그 현상을 서구에선 「가족의 붕괴」라고 부르고 있다.
그것을「남성중심의 봉건주의적 가족제도의 쇠퇴」로 보는 견해도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의 임종의교수(중국인)는 과거엔 결혼하면 죽을 때까지 함께 산다는「가족생활공동체」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계약적인 공동생활」양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가족의 6가지 기능도 점점 약화된다. 생식·보호·생산·교육·종교·오락등 모든 것이 활발할수가 없다.
그에 따른 병적증상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노인의 소외문제도 심각화하고 청소년범죄도 증가한다.
소가족이 심화된 구미보다는 아직 대가족이 유지되고 있는 동양쪽이 그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
노후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미국과 영국이 5할대인데 일본은 7할에 이르고 있다. 그건 고독을 이기게 하는 긴밀한 가족관계 때문이다. 가족 동거율은 일본 50%, 태국 63%다.
그에비해 미국은 3%, 영국은2%, 프랑스는 9%일 뿐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경우에도 노인의 마음은 한가지란 점이 아이러니다. 노인들에게 가장 관심이 되는것이 「가족」이며 「자녀」라고 대답한사람은 미국77%, 영국 80%, 일본 83%, 프랑스 86%였다.
우리 가족문제는 아직 저들에 비해 나은 편이다.
이혼율도 낮고 노부모 동거도 비교적 많다. 비행소년이 늘고 있긴하지만 건전하게 자라는 청소년이 아직은 훨씬 많다. 우리의 치안상태가 좋은 편이라는 것도 가정의 평화가 아직 엄존한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그점에서 핵가족화 혹은 소가족화의 심화가 반드시 좋은 경향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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