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 보도처럼 이용" 질타에 … 박원순 "걸어다녀도 문제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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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들이 20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박 시장의 방어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서 새누리당 김태흠(보령-서천) 의원 등은 서울시내 환풍구 관리가 부실하다고 박 시장을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환풍구가 서울에만 6000여 개로 추정되는데, (서울시가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건 2700여 개뿐이고 나머지 환풍구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따졌다. 황영철(홍천-횡성) 의원도 “서울시내 지하철 환풍구의 73%가 시민들의 통행이 잦은 보도지역에 설치됐는데도 설계기준은 1994년 마련된 ‘시장방침’에 따라 20년간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하태경(해운대 기장을) 의원은 “많은 시민이 지하철 환풍구를 보도처럼 이용하고 있는데, 걸어다녀도 안전하느냐”고 물었다.

 박 시장은 “보행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걸어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환풍시설에 대해 깊이 있는 점검이나 대안을 만들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서울시내 환풍시설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검증하겠다”고 비켜갔다.

 박 시장이 과거 선물로 받아 방호견으로 키우다가 서울대공원에 보낸 진돗개의 혈통을 놓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이노근(노원갑) 의원은 “박 시장이 키우는 진돗개 세 마리에 3년간 세금 2400만원을 썼다”며 “개인 선물 받은 것을 처치하기 곤란해 공물로 해놓고 문제가 되자 순수혈통도 아닌데 두 마리를 동물원으로 보냈다”고 따졌다. 박 시장은 “선물받은 개를 처음부터 개인 사유물이 아니라 서울시 소유물로 정리했다”며 “동물원에서 꼭 순종만 써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느냐. 어린이를 대상으로 먹이주기나 만져보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둔 질문도 나왔다. 김태흠 의원은 박 시장을 향해 “항간에선 (서울시장) 임기를 채울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말이 나오는데 답해 달라”고 물었다. 이에 박 시장은 “ 당연히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밝혔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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