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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리울타리 사이서탱크가 번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한에서 본 DMZ(비무장지대)는 이곳을 찾는 외국사람들의 눈에 얼핏 평화로운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종 군사시설들이 위장돼 있음을 알수있다고 서독의 본에서 발행되는 게네랄 안차이거지가 8일 르프기사로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서독기자단의 한 사람인 이 신문의 동경특파윈 「퍼터· 크로메」기자는 또 북한이 주민들의 경제상황을 희생해가며 군사력강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주민 모두가 군사훈련을 받고있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르프의 내용.
우리 기자일행은 DMZ가까운 도시에서 동족으로 8km쯤 자갈길을 통해 남쪽으로 안내되었다.
그동안의 풍경은 길왼쪽으로는 목책이 세위져 경비원이 지키고 있었으며 오른쪽으로는 자그마한 언덕까지 논으로 경작되고 있었다.
『여기가 평화롭지 않습니까.』우리를 안내하는 강명석이라는 대위가 농부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DMZ를 따라 온 것입니다』-그는 의기양양하게 덧붙였다.
겉모양은 실제로 군사적인 분위기를 풍기지 않았다.
그러나 평화롭던 풍경은 금방 다른 모습을 드러냈다.
배추시래기를 말리러고 매달아놓은 농가창문뒤에서 우리는 농부가 아닌·군인들을 발견했다. 풀을 뜯고있는 암소옆에는 상륙연습용 표적이 눈에띄었다.
탱크를 가린 싸리울타리 뒤에서는 쇠붙이가 번들거렸다.
고지와 연결된 지하통로의 입구들과 인공적으로 만든 언덕및 녹색으로 위장한 군인들이 눈에 띄었다.
DMZ를 따라 10km가량 가다가 우리는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DMZ안으로 들어갔다.
북한은 DMZ를 양분해놓고있었다. 북쪽에서 가까운 1km이내의 출입허용지역에서는 농사를 짓도록하고 있었다.
남쪽 1km에서는 군사용참호가 파여져 위장돼있고 군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볼수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지하참호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개성특별시 장풍구 사시리에 속한다고 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한국군이있다는 미타산이 보였다.
사시리에서 서쪽에 있는 판문점에서 만난 이한줄이라는 소령은 자기가 10년동안 이곳에서 근무했다고 했다.
이는 45년이후 북한이 3년동안 소련의 점령 아래 있었다는 사실마저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북한이 한국에 대해 어느정도 준비를 갖추고 있는지 현지에서 판단하기는 어려웠다.
노동당중앙위서기인 서열 12번째의 김영남의 말로는 북한의 병력은 35만∼45만명이며 예비 병력이나 준군사조직이 없으며 다른 지원조직도 없다고 했다.
반면 한국은 경찰을 비롯, 예비군병력을 합쳐 1천만명이 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외국에 대해 자기네들의 군사력을 감추려하면서도 제3세계에 대해서는 그 영향력을 확대하려하고 있다.
북한은 현재 몇몇 회교국가와 아프리카 12개국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 그들 아프리카 국가들의 군사훈련을 담당하고 있으며 테러리스트의 양성에 적극적이다.
주민들의 생활은 극도로 쪼들리고 빈약한 산업시설도 그나마 완전한 생산성을 보이지 못하는 북한은 군사적으로 강력해지기 위해 국민경제에 거의 투자를 않고있다.
동맹국인 소련이나 중공도 북한을 크게 돕지는 않고있다.
북한의 주민들은 누구나 빠짐없이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북한의 모든 주민들은 인민학교서부터 소속되는「붉은 근위대」부터 사노청·농민노동자연맹·각종노감·민주여성동맹등을통해 어김없이 동원되고 있다.
특히 다른 조직들이 대부분목총등으로 훈련하고 있는것과는 달리 76만명의 노동적위대는 군사조직의 핵심을 이루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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