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하나되어 한국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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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레스 평화센터가 지난 4월 텔아비브에서 개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소년 선수들의 경기 장면. 총을 멘 이스라엘 군인이 지키고 있다. [중앙포토]

중동 평화의 상징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연합축구팀이 한국에 온다. 제1회 수원컵 국제 청소년클럽축구대회(8월 29일~9월 2일)에 번외경기로 뛰기 위해서다. 16세 이하 선수들의 대회인 만큼 연합팀 선수들도 모두 소년이다.

수원시 축구협회 남연식 회장은 15일 "대회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연합팀을 특별 초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회는 한국(경수 유소년클럽).중국(베이징 선발).일본(오사카 선발).스페인(팔렌시아 청소년클럽).포르투갈(클럽 데포르티보 마프라).루마니아(유니버시타테아 클루즈 클럽) 등 6개팀이 A, B조로 나눠 풀리그를 벌인 뒤 조 1, 2위 네 팀이 결승 토너먼트를 한다. 이-팔 연합팀은 9월 1일 A조 3위 팀과, 2일에 B조 3위 팀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논타이틀로 겨룬다.

이번에 오는 선수들은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부총리가 설립한 페레스 평화센터 부설 유소년 축구클럽 소속이다. 14~16세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년 200여 명이 어울려 축구를 배우는 곳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선수를 절반씩 섞어 20명이 8월 31일 방한할 예정이다.

이-팔 혼성팀 초청은 수원시 국제자문관인 소병용 전 주인도대사가 아이디어를 냈다. "청소년들이 축구를 통해 국제 평화를 깨우치고 우정을 쌓게 하자"는 취지였다. 한국대사관을 통해 연락을 받은 이스라엘 측도 흔쾌히 참가를 결정했다고 한다. 왕복 항공권과 3박4일 체류비는 수원시가 모두 부담한다.

테러와 총성이 끊이지 않는 중동에서 축구공은 평화를 부르는 '요술공'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접경 지대 12곳에서 매일 수백 명의 어린이가 함께 공을 찬다.

1월에는 이스라엘인 아즈미 나사르가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고, 3월 26일 텔아비브에서 벌어진 이스라엘과 아일랜드의 독일 월드컵 예선전에선 팔레스타인 출신 아바스 수안이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어 영웅이 되기도 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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