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최악의 빙설 벽 마칼루봉에<8.481m>|한국의 산사나이들이 도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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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히말라야 최악의 암 봉으로 악명이 드높은 마칼루봉(해발 8,481m)에 한국의 산사나이들이 처음으로 도전한다.
한국산악회(회장 이은상)의 82년 마칼루 원정대가 함탁영 단장 등 국내산악계의 정예13명으로 구성되어 오는 4월부터 5월까지 60일간에 걸쳐 마칼루봉을 등반, 한국산악인들의 히말라야 도전 사에 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을 추가하게 되었다.
마칼루봉은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해발8,848m)의 동남쪽 네팔과 중공의 국경에 위치해 있으며 도끼를 뒤엎어 놓은 듯 수직 암벽위로 칼날의 설능이 이어진 거대한 침 봄(침봉)이다.
히말라야의 8천m급 고봉 중 특이하게 가장 산세가 험준한 마칼루봉은 고도의 록클라이밍 (암벽등반) 기술이 없이는 정복되기 어려운 빙설 벽의 험령으로 지난 54년의 미국 팀(실패) 을 비롯, 13개국 원정대가 19차례에 걸쳐 도전한끝에 55년 프랑스 팀의 초등 이후 재작년까지 8차례만 등정에 성공했다.
한국 마칼루 원정대는 오는9일 결단식을 갖고 11일 장도에 오르며 약 한 달간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등반준비와 훈련을 가진다.
원정대는 3월10일 카트만두에서 약 5백㎞ 북쪽에 있는 산간도시 다란으로부터 한국 등반사상 최장거리인 20일간의 캐러번(행군)끝에 3월30일 바룬 빙하계곡 남단인 해발 4천7백m지점에 베이스 캠프를 설치한다.
등반개시는 4월1일부터며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동남쪽 루트를 따라 5월19일까지 46일 동안 6개의 캠프를 설치하면서 천진, 제6 캠프는 해발8천m인 설빙의 능선에 설치한다.
최후의 정상도전은 5월20일부터 27일 사이다.
이번 한국의 마칼루 원정대는 종래와 같이 단순히 등정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학술반을 대동, 기강 및 지질과 고산지대 동식물의 생태 연구, 인체생리의 의학적 연구, 현지산간주민의 종교 및 생활상조사 등 학술연구활동을 병행,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학술등반대의 해외원정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또 이번 원정대는 마칼루 등반사상 최소의 인원과 장비를 동원, 셰르퍼 9명, 포터 2백50명에 화물8t, 산소 통 50여 개만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70년 아시아 국가로 최초로 등정한 일본 팀의 경우 셰르퍼 25명, 포터 4백명, 화물11·6t, 산소 통 1백 개를 동원했다.
이와 같이 셰르퍼 의존 등반을 최대로 지양, 정상1차 공격을 셰르퍼 없이 허욱 등 2명의 대원만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함탁영 대장은 78년에 애나푸르나 4봉을 등정했고 79년엔 마칼루봉 정찰을 한바 있으며 허욱 대원은 80년에 그랑조라스 마터호른 아이거 등 알프스 3대 북벽을 연속 등반했다.
본대에 앞서 허욱 남선우 등 2명의 선발대가 4일 출국했다.
◇마칼루 원정대 ▲대장=함탁영(44·체신부 전 파통제소) ▲부대장=신승모(34·금성사) ▲대원=허욱(30) 남선척(29) 신형기(28) 송병호(28) 허영호(29) 민병국(28) 허정식(28) ▲학술반=이기주(한강성심병원부원장) 이근후(이화여대교수) 성침환(한국동력자원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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