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심 실세 30인 분석해 보니] 권력의 핵, 군부 누가 이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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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 주요 경축일마다 장성들에게 진급 혜택을 주고 수시로 군 인사 개편 작업을 하면서 군 요직을 혁명 2~3세대 및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인물들로 채웠다. '선군정치'를 강조하는 김 위원장은 주요 국가 행사에 이들을 대동하면서 군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재 북한 군을 이끌어가는 핵심 실세는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 조명록(77) 군 총정치국장과 국방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김영춘(69) 군 총참모장, 김일철(75) 인민무력부장 등 '국방위원회 3인방'이다. 셋 모두 원수(김정일과 이을설 호위사령관) 바로 아래 계급인 차수다.

국방위의 권한은 막강하다. 98년 헌법 수정을 통해 기존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사업 지도, 군 장성 진급인사, 유사시 전시상태와 동원령 선포' 권한 이외에 '국방부문의 중앙기관 설립 및 해체권'까지 갖게 됐다.

조 총정치국장은 만주 비행학교를 졸업한 공군 출신이다. 공군사령관 재임시 미그기 도입 등을 주도했다. 2000년 10월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군복 차림으로 미국을 방문해 클린턴 대통령 등을 만나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김일성 군사종합대 출신인 김 총참모장은 전술.작전통으로 95년 '군단 내 외화벌이 비리사건'을 잘 처리해 김 위원장의 신임을 얻었다. 2000년대 들어서는 김 위원장의 중국.러시아 방문을 수행해 신임을 확인케 했다.

김 인민무력부장은 소련 해군대학 출신으로 해군사령관을 지냈다. 특히 68년 동해함대사령부 참모장 시절 미 프에블로호 납치사건에 직접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오진우.최광 등 전임자들에 비해선 권한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군 총정치국 부국장인 현철해(71).박재경(72).김기선(65) 대장도 파워맨들이다. 현 대장은 조카(성일)가 96년 남한에 귀순했는데도 직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박 대장은 2000년 9월 김 위원장의 송이버섯 선물을 들고 서울에 온 적이 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의 군부대 방문 시 측근에서 보좌하는 이명수(68)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군대 내 사상 및 반체제 동향을 감시하는 보위사령부 김원홍(60) 사령관, 당의 군사정책을 결정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용철(77) 위원도 주요 인물에 포함됐다.

◆ 특별취재팀=정치부 이영종.김정욱.강주안.서승욱.전진배 기자, 통일문화연구소 정용수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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